내달 초 미곡처리장(RPC) 통합 사업의 추진 여부가 판가름 난다. 원주 6개 지역농협이 조합원들에게 찬반 의사를 물을 예정이기 때문.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곧 있을 정기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작년 6월 남원주·문막·원주·소초·신림·판부농협은 원주시,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와 함께 '농협RPC 통합 추진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미곡처리장(RPC) 통합 사업을 추진하기로 문서에 확약한 것. 지난 1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RPC 통합 사업을 더는 미루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6개 농협은 RPC 통합 실무추진단을 운영하며 통합 밑 작업을 진행해왔다. 컨설팅 용역을 발주해 각 농협의 현물·현금 출자비율 등을 논의한 것. 지난해 12월 21일에는 (가칭) '원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발대식을 거행했다. 6개 농협이 발기인으로 참여, RPC 통합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RPC 통합 계획 초안을 완성했다. 현물·현금 출자 범위와 대상, 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 규모 등을 추산한 것이다. 지난 12일 열린 '원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통합 사업계획 초안 설명회'에서 각 농협이 이를 검토했는데 큰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조공법인 발대식에서 조합장님들이 통합에 구두 약속을 한 상황"이라며 "사업계획 발표 자리에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6개 지역농협은 사업계획에 대한 보완과정을 거친 뒤 이사회 의결과 조합원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2023년 결산총회가 이달 말부터 내달 초에 치러지니 RPC 통합 여부는 이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동의까지 얻게 되면 (가칭) 원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출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RPC 통합은 기본적으로 6개 농협이 주축이 돼 추진하는 것이지만 농협중앙회와 지자체, 중앙 정부의 인가도 필요하다.

시설 설치나 운영에 따른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3월, RPC 통합 인가 신청서를 농식품부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6~7월경이면 법인 설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통합에 필요한 현물·현금 출자 금액이나 비율 등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6개 지역농협, 농협 원주시지부, 원주시 모두 함구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수행된 RPC 통합 용역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당시엔 용역결과 보고서엔 6개 농협 시설의 잔존가를 60억 원(2023년 기준)으로, 부지가를 110억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건조, 저장영역의 감가상각 비중이 크게 나타나 실제 감정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에 추진한 컨설팅도 현물과 현금 출자 규모가 1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새로운 시설물까지 짓게 되면 200억 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농업계 한 인사는 "정부 시설현대화 지원을 받게 되면 총사업비의 40%를 정부가 20%는 농협중앙회가 지원한다"며 "200억 원 출자 시 6개 농협이 부담하는 액수는 60~8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