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병원, 침·기공체조로 치료효과 증진
한의학 치료, 호스피스 말기환자에 도움될 것

▲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우리나라에는 2가지의 의료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한의진료와 서양의학진료 시스템이다. 한의진료는 5천 년 이상 중국에서 시작된 의학이 고조선과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로 이어지면서 토착화되고 변형되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의학으로 만들어졌다.

한의학의 특징은 하나하나의 질병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보고, 사람에 맞게 치우친 것을 바로 잡아 주는 치료를 함으로써 본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치유력을 통해서 회복하도록 돕는 의학이다. 

조선시대 말기 수용된 서양의학은 수술과 항생제의 힘으로 눈부신 성과를 거뒀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많은 혜택을 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만성질환이나 후유증관리 등 많은 부분에서 서양의 약물치료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항생제의 남용으로 강력한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는 것도 문제이다. 

최근 코로나를 겪으면서 대만에서는 8종의 한약을 이용 RICM101(청관1호)이라는 약을 만들어 보험에 등재해서 대만 국민에게 사용하고, 또 아마존에 등록해서 판매를 하였다. 규제에 얽매인 것이 아닌 발 빠른 대처로 국민의 건강도 챙기고 수입도 챙긴 것이다. 

우리나라의 Big 3라고 하면 서울의 대형병원이라고 알 텐데 미국에서도 이와 같은 대형 암센터 병원들이 있다, 하버드 대학병원, 엠디앤더슨 암센터, 듀크대학병원, 존스홉킨스 병원 등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곳에서 암환자들이 침을 맞고, 기공체조를 하면서 치료효과를 올리고 기존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메이지유신 때 서양의학을 받아들이면서 한의사제도를 없앴다. 그러나 1940년대 말에 자생적으로 의사집단에서 한의학(일본에서는 '한방'이라고 한다)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자체적으로 동양의학회를 만들어서 매년 전국의 한방진료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학회지를 발간하고 있다.

이미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70~80%가 양약과 함께 한약제제약을 사용하고 있다. 그 명분은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향해서, 한약제제는 암환자를 향해서라는 것이다. 최근 방문한 네덜란드 ICMART 학회에는 서양의사들이 침을 놓고 경락을 얘기하고 있으며, 다양한 질환을 침치료로 회복시켰다는 것을 발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 2분법적으로 나뉘어서 현재 시스템하에서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협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원도와 원주의 공공의료 환경을 보자. 도내 의료원은 5개이며, 양방과는 설치되어 있지만, 한의과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된 것을 참고하면 설치시 참고가 될 것이다. 현재 국내 의과대학(원)은 40개, 한의과대학(원)은 12개이다. 각각의 병원에는 서양의학 위주로 진료하고 있고, 한방병원에서는 한의진료 위주로 진료가 되고 있는데, 환자의 삶과 건강회복을 위해서는 2가지가 통합된 의료가 제공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게다가 암환자의 관리를 위해서 미국 대형 암센터에서 침치료, 기공 등의 한의치료를 하는 것을 보며 통합암학회에서 가이드라인으로 침치료를 권고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 암환자의 상태를 보면 너무 애처로울 뿐이다. 

강원도와 원주시에서는 공공의료원에 한의과를 설치하여 공공의료에서 한의와 서양의학이 서로 자연스럽게 협진할 수 있도록 하여 시너지효과가 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원주의료원의 경우에는 호스피스병동을 운영하는데, 호스피스는 말기환자의 경우에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이다.

여기에 한의학적 침치료, 감정완화치료, 기공(호흡)치료는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서 한의과를 설치하여 한의 진료 협진을 한다면 정말 제대로 된 강원도와 원주시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전 원주 시장님을 만났을 때 제안한 것이 '원주시립 요양병원' 건립이었는데, 이는 사설 요양병원과 다르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한의와 서양의료, 호스피스 등을 전부 통합한 의료를 제공하는 요양병원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물론 아직 실현은 되지 않았다. 

이미 공공의료원은 서양의료 자체만으로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와 서양의학을 통합한 통합의료(integrative medicine)적 관점이 필요한 순간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시하는 한의약 육성을 위한 사업들이 있으며 조례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강원도와 원주시는 이에 대해서 아직 호응이 없는 편인데 아마도 정보가 없어서이겠거니 생각한다. 경기도는 선도적으로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하였고, 국가에서 제시한 한의약육성법 이후 도내 한의약 전담부서가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원도와 원주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