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10년 전인 2014년 도시재생선도사업 13개지역 선정 이후 전국적으로 600여 개의 사업이 추진되고 3~5년간의 마중물 사업이 종료되면서 최근 도시재생분야에서의 화두는 '마중물 사업 이후의 관리방안'(이하 사후관리방안)이다. 특히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편의 증진을 위해 지역에 부족한 행정·복지시설, 문화·체육시설 등을 공급하기 위해 '커뮤니티센터', '어울림센터' 등으로 조성된 「도시재생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이 사업지역별로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도시재생사업 추진단계를 살펴보면 공모 준비단계(2~6개월), 사업계획단계(활성화계획 수립 및 예비사업단계, 6~12개월), 사업실행단계(4~6년), 자력재생단계(사업종료 후)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추진단계 중 실행단계(마중물사업비 국비지원)에서 국비지원을 기반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조성된 거점시설은 주민들이 설립한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관협)'이 관리·운영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도심의 인구특성상 장·노년층이 다수이고 마관협에 참여하는 분들의 역량 한계로 거점시설 관리·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지자체 관련 부서로 이관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많은 지자체가 공모사업의 선정·실행단계 추진실적 관리에만 집중한 나머지 국비 지원 종료 이후 자력재생단계(지자체 주도의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단계)로의 전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였고, 2019년부터 마중물사업 종료 지역들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도시재생사업 초기 많은 강의자료에서 빠지지 않던 그림이 수도가 공급되기 전 집집마다 있던 펌프(또는 작두펌프)에 한바가지 넣어 준 '마중물' 그림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은 도시재생사업은 '마중물 사업'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행단계 '마중물'로써 도시재생 추진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의 자생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업종료 이후 사후관리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를 지속시키면서 지역관리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완료지역별로 다양한 노력이 있어 왔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도시재생기금 및 특별회계 신설, 도시재생 공동이용시설 운영·관리 조례, 도시재생 사후관리 조례 등을 추가로 제정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2021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조례에서는 도시재생사업 완료 이후 사후관리계획 수립 의무화, 모니터링 및 평가단운영 등을 통한 재쇠퇴방지 및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으며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인천광역시 중구, 경기도 포천시, 남양주시 등으로 조례 제정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원주시는 2018년 학성동, 2019년 중앙동·봉산동, 2021년 우산동 도시재생사업이 선정되어 4~5년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학성동, 중앙동, 봉산동 사업은 올해 종료예정이다. 현재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주민협의체와 함께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사업이 종료된 이후 주민협의체가 지속 운영되고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설립된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지금처럼 주민과 마을에 대한 플랫폼(platform)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원주시에서는 마중물사업이 완료된 지역에 마관협과 주민들이 지역관리체계를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지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구역 안에 조성된 도시재생 거점시설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市)도시재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마관협에서 운영이 가능한 부문들을 적극 발굴하여 올 한해 역량강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주민자치와 사회적경제의 선구적 역할을 해온 우리 원주시는 선배들의 '협력DNA'를 바탕으로 지역 내 6개 대학과 우수한 공공기관,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지역관리체계를 구성하여 지속가능한 자력재생단계 도시재생사업으로 연착륙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정철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