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원주시는 작년 9월 다면평가 제도를 폐지했다. 다면평가는 승진 대상자의 상급자, 동료, 하급자가 승진 대상자의 업무추진 실적과 개인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원주시는 학연, 지연, 인맥 중심의 평가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성과 중심의 공직사회 구현에 지장을 초래해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다면평가 제도 폐지를 반대해온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원공노)은 폐지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원공노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면평가 제도 설문조사에서도 참여자 531명 중 83%인 427명이 다면평가 제도를 존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원회)에서 감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8일 조사결과를 원공노에 회신했다. 감사위원회는 회신에서 ‘원주시의 다면평가 제도 폐지 결정에는 위법·부당함을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다면평가 제도 폐지를 포함한 다면평가 시행 여부 결정을 원주시의 정당한 임용권 행사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참고 자료로 활용돼야 할 다면평가 결과가 원주시 승진임용 때 인사위원들의 주요 판단기준으로 사용되는 등 부적정하게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폐지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감사위원회는 밝혔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원주시가 승진임용 기준이 되는 사항을 변경할 때는 소속 공무원에게 인사 예고를 하고, 1년 후에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작년 9월 다면평가 제도 폐지를 결정하고, 인사 예고를 하지 않은 채 한 달여 후인 작년 10월 폐지를 반영해 부적정하게 다면평가 제도를 운영했다고 감사위원회는 설명했다.

감사위원회는 “원공노의 제보내용 2건에 대한 위법·부당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제보 외 다면평가 제도 운영에 따른 일부 결과 활용 및 절차의 부적정함이 확인됨에 따라 원주시에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공노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부적정하게 활용된 다면평가 결과로 인해 승진심사에서 컷오프 당한 공무원들이 있을 것”이라며 “원주시를 종합감사했던 감사위원회도 당시 이런 내용을 지적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다면평가 제도 폐지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원주시는 이에 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