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은 1주간의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은 1일 기준근로시간인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이 아니라, 1주 기준근로시간인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판결은 기존의 학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인사노무 실무의 입장에 정면을 배치되는 것으로 상당한 논란이 일어난 상황입니다.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3.12.7. 선고 2020도15393)은 ① 구 근로기준법에서 연장근로의 한도를 규정하고 있는 제53조 제1항은 연장근로시간의 한도를 1주간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을 뿐이고 1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은 점, ② 제53조 제1항 이외의 다른 조항에서도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을 제한하거나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의 1주간 합계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 점, ③ 근로기준법 1일 8시간을 초과하거나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조항은 제56조로서 연장근로한도를 규정하고 있는 제53조 제1항과는 그 목적이 다르다고 보아야 하는 점을 주요한 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판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를 상정해보면, 예를 들어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14시간씩 근무를 하는 경우 기존의 해석방법에 의하면서 1주간의 총 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은 2시간에 불과하지만 1일 단위로 산정하는 연장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하는 6시간씩 3일간으로, 총 18시간에 달하므로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위반한다고 할 것입니다만, 해당 판결에 따라 연장근로제한의 적용 대상이 되는 시간은 1일 단위 연장근로의 합산시간(18시간)이 아닌 1주간의 기준근로시간 40시간을 초과하는 2시간에만 해당되므로 근로기준법 제53조에 위반되지 않게 됩니다. (다만, 연장근로 한도 초과 판단 기준이 변경되는 것일 뿐 수당계산 방식에는 차이가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하여는 가산임금제도가 적용됨)

 최근 고용노동부 또한 금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존중하며 행정해석을 조만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비록 법 조항에는 1일 연장근로의 한도에 대한 명시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제도를 규정한 취지가 단순히 연장근로에 대한 금전전 보상만이 아니라 이를 통한 연장근로를 제한하고자 하는 목적에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장시간 근로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번 대법원 판결은 그 법리적 정합성을 떠나 바람직한 판결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