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 융합 의료혁신 선도사업 추진 미래차 시스템 반도체·신뢰성검증센터 구축 “반도체 산업 원주 발전 성장동력 될 것”

2024년은 첨단산업의 기틀을 다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회에서 원주 첨단산업 육성 예산이 대거 확보됐기 때문이다. 박정하 국회의원실과 원주시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래차 전장부품 시스템 반도체 신뢰성검증센터 구축 ▷디지털트윈 융합 의료혁신 선도사업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진출 지원 ▷의료 AI 시스템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구축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구축 ▷바이오트윈 고도화 기반구축 사업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올해 원주에서 추진되는 첨단산업 육성 사업을 자세히 소개한다.

의료기기, 설계부터 임상까지 디지털 플랫폼에서 진행

안마의자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다. 근육 피로를 완화해 개운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연령대 소비자는 골다공증에 걸려 있을 확률 또한 높다. 따라서 의료기기로 안마의자를 만들어야 한다면 설계 단계부터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칫 잘못해 뼈가 부러지는 대형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 의료기기 업체들은 이런 과정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의료기기 설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만 해도 수억 원대다. 임상에 따른 부담도 어마어마하다. 의료기기가 인체에 해가 없는지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는데 영세 업체를 믿고 임상에 참여할 사람은 많지 않다. 어렵게 대상을 구한다 해도 진행 비용 상당해 예비 창업자나 스타트업이 감당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가상 현실에서 해보면 어떨까? 가상 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의료기기 설계는 물론 임상까지 진행해 보는 것이다. 골다공증 환자의 근골격량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공간에서 시험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이러한 사업이 원주에서 추진된다. 지난해 국회에서 디지털트윈 융합 의료혁신 선도사업 예산이 확보된 것. 2028년까지 24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원주시 첨단산업과 전웅 주무관은 “디지털 의료기기 평균 개발 기간은 3~5년, 임상시험 비용은 20억 원 이상 소요된다”며 “디지털트윈 플랫폼이 구축되면 시제품 제작비의 50%, 임상비의 50%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조만간 국내외 대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반도체 소모품 테스트베드 구축

▲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건립(309억 원, 2024~2027)

내연기관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반도체는 대략 200개다. 친환경차(전기·수소전지차 등)는 2천 개 이상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차로 바뀌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0억 달러(한화 100조7천400억 원)에서 2029년 1천430억 달러(한화 19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하는 블루오션이다.

그런데 이 반도체들이 설계대로 잘 제작됐는지 국내에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엔 아직 관련 산업기반이 부족해서다. 원주시가 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를 만드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주시 투자유치과 이주헌 반도체대기업유치팀장은 “재작년과 작년 여러 반도체 기업을 만나봤는데 한결같은 이야기가 인력양성과 기업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인력양성은 반도체 교육센터에서, 기업 유인책은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와 미래차 전장부품 시스템 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로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는 반도체 제조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2027년까지 국비 150억 원, 지방비 159억 원이 투입된다. 미래차 전장부품 시스템 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는 국비 150억 원, 지방비 250억 원이 투입되며 2028년 준공된다. 원주시는 올해 두 센터의 부지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지를 한 곳에 집적해 지원시설 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반도체 교육센터는 문막 동화리에서 우산동 상지대로 이전한다. 3월부터 이전해 7월부터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바이오트윈 기반 미래차부품 고도화

▲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인텔코리아, 강원도, 원주시는 지난해 9월 연세대에서 AI 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반도체 교육·연구 플랫폼도 구축한다. 의료 데이터에 기반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려는 것. 지난해 관련 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사업이 추진된다. 지난해 원주시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텔코리아, 강원특별자치도가 ‘AI 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연세대 미래캠퍼스에 AI 반도체 교육센터가 건립된다. 인텔은 이곳에서 첨단 AI 솔루션과 반도체 설계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8년까지 21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바이오 트윈기반, 미래차부품고도화 기반구축’(이하 바이오트윈) 사업도 추진된다. ‘바이오 트윈 기술 기반 미래차 HMI(Human Machine Interface) 부품’의 시험분석과 신뢰성 평가를 진행하는 사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해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라대 내에 구축되며 올해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총사업비는 160억 원이다. 박정하 국회의원은 “이번 예산확보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원주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