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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한 사람을 위한 희망이라는 새해

사회적경제의 주체들도 더욱 서민들의 삶의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제는 그들의 삶과 생활 안으로 들어가서 함께 비를 맞으며 새로운 경제주체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l승인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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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 올 해는 갑진(甲辰)년으로 푸른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원주시민 모두에게 새해의 희망찬 기운으로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일단 새해의 소망으로 덕담을 전하기는 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기에 걱정입니다.

 2023년 하반기에 사회적경제를 강타한 정부의 사회적일자리 등 관련 예산삭감은 거의 그대로 확정되어 신규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육성정책과 광역 단위 중간지원 조직의 역할은 상당부분 멈추게 되었습니다. 직접 지원이던 취약계층 인건비 지원도 올해 여름까지만 지원이 되고 사라지게 되었고요.

 예산삭감은 사회적경제 영역만의 문제는 아니고 사회복지, 농업농촌관련 사업 등 서민들의 삶과 생활 전반적 영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저성장과 세수 부족의 시기에 이렇게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이 앞으로도 더 삭감되어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또 앞서게 됩니다. 

 그리고 올해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는 해입니다. 이미 예비후보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시작 되었습니다. 과연 선거를 통해 희망을 기대해도 될까요? 정당과 후보자들은 서민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서민의 삶과 생활을 대표할 수 있는 선거제도 자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유불리로만 선거제도를 논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전 총선에서 보여준 비례대표자를 위한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을 보고서,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선거제도 내에서는 정치를 통해 희망을 갖기는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저러고 있으니….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떤 희망을 품고 어떤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특히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지역사회에서 경제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예산삭감이라는 위기는 우리들의 자립기반을 확대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기회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기회의 시간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서민들의 삶으로 그들의 생활 영역으로 다시금 재정비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원주 생명사상의 스승인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도 '친구가 똥물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바깥에 선 채 욕을 하거나 비난의 말을 하기 쉽다고 하면서, 그러나 그럴 때 우리는 같이 똥물에 들어가야 친구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렇듯이 사회적경제의 주체들도 더욱 서민들의 삶의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동안은 취약계층 고용이라는 우산을 들어주었다면, 이제는 그들의 삶과 생활 안으로 들어가서 함께 비를 맞으며 새로운 경제주체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사회적경제는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정부의 사회적경제 육성정책은 우리들의 가치를 확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할 때입니다. 무위당의 말씀처럼 똥물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의 이웃들의 삶을 함께 변화시켜야 합니다. 밖에서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돕는 척만 해가지고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점점 주변화되는 노인들의 삶, 장애인들의 삶, 아동·청소년의 삶을 지켜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 시간제 노동자, 돌봄 및 사회서비스 영역의 종사자, 정신 및 정서 서비스 직종 등 점점 무권력화되는 우리의 이웃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지금부터 우리만의 사회적자본을 형성해야 합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협동기금을 확대해 10억 원 이상 조성해야  합니다. 강원사회적경제연대에서 진행하는 공제기금도 100억 원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대자본과 이윤 중심의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와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한 자본을 형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50여 년전 원주에 많은 신용협동조합들이 설립됐었던 이유도 새로운 자본 조성을 통한 서민의 삶을 상호부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적 요청은 바로 그 한 사람이라는 구체적 개인의 삶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새로운 희망을 창출하기를 소원합니다.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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