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는 乙병원에서 '우측 어깨 전층 회전근개파열과 어깨충돌 증후군'으로 진단받고 전신마취 및 국소마취(이하 '마취'라 합니다) 아래 관절경을 이용한 견봉하 감암술(이하 '수술'이라 합니다)을 받기로 하였다. 乙병원의 마취과 전문의는 마취 후 간호사에게 A의 상태를 지켜보도록 지시한 후 10:42경 수술실에서 나왔고, 11:00경 시작된 위 수술 중 A에게 저혈압이 발생하여, 위 마취과 전문의는 위 간호사의 전화를 받고 수술실로 돌아와 A의 상태를 확인 후 11:20경 혈압상승제 등을 투여하고 A의 상태가 회복되지 않자 수술을 중단시키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乙병원은 상급병원에 A를 전원하였으나 상급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당시 A는 심정지 상태로 그 무렵 사망하였다. A의 유족 甲은 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원심은 위 마취과 전문의가 마취 중 A에 대한 감시 업무를 소홀히 하여 응급상황에서 간호사의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하여 제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못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甲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乙병원은 위와 같은 진료상 과실과 A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상고하였다. 위 인과관계는 인정될 수 있을까?

 A. 진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인 환자 측에서 손해의 발생, 가해자인 의사(병원) 측의 과실, 과실 및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환자 측에서 의사의 과실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고, 현대 의학지식 자체의 불완전성 등 때문에 진료상 과실과 환자 측에 발생한 손해(특히 기존에 없던 건강상 결함 또는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거나, 통상적으로 회복가능한 질병 등에서 회복하지 못하게 된 경우 등) 사이의 인과관계는 환자 측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판례는 "환자 측이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수준에서 통상의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위반 즉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 과실이 환자측의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는,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2022다219427)."고 판시하는 등 일반인의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가 간호사의 호출에 대응하여 신속히 혈압회복 등을 위한 조치를 하였다면 A가 저혈압에서 회복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진료상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위와 같이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경우라도 의료행위를 한 측에서는 환자 측의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여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음을 참고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