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1일 호저면에 문을 연 누리봄보호작업장은 발달장애 부모와 사회복지사들이 근로 장애인의 처우가 개선된 환경을 만들고자 설립했다.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근무환경을 제공하고자 학부모와 직업훈련교사,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을 설립해 눈길을 끈다. 지난 11월 1일 호저면에 문을 연 누리봄보호작업장은 장애인의 부당해고와 설움을 함께 겪고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이곳에 모인 장애인 근로자와 사회복지사는 2년 전 근로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였다. 하지만 회사의 운영난을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하고 하루아침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장애인 근로자 대부분은 재가 장애인이거나 독립생활을 하는 이들로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것은 물론, 이들을 돌봐줄 시설이 필요했다.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안타깝게 직장을 잃어야 했던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보호작업장에서 함께 일했던 사회복지사들과 장애인 부모가 모여,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로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자 누리봄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장애인 근로자들이 집중해서 근로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정도가 적정하다고 판단, 나머지 시간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주간보호시설도 계획했다. 지난7월 단계동에 개소한 누리봄원주시발달장애인주간활동제공기관은 장애인들의 문화 및 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시설로 음악, 미술, 체육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어 지난 11월에는 호저면에 누리봄보호작업장이 인허가를 받아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10명의 장애인 근로자들이 펜시 및 문구류를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루종일 노동만 하는게 아니라 매일 4시간 근로 후 주간활동제공기관으로 이동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참여 근로자는 물론, 부모들도 만족도가 높다. 

장애인 근로자 부모로 협동조합 설립에 참여한 박옥순 씨는 "발달장애인들이 근로활동을 통한 소득창출과 여가생활을 함께 즐기면서 균형 잡힌 하루 일과를 누릴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관련 기관을 운영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장애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는 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해 온 복지사와 부모들이 함께 오랜 시간 고민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보호작업장은 설립 후 1년 동안은 자체 운영을 거친 후에야 시로부터 인건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때문에 현재 누리봄작업보호장은 경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1년 뒤에는 전 직원 최저임금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달에는 근로자 김형준 씨가 전 직장에서 모아온 임금 1천 만 원을 작업보호장에 기부해 큰 보탬이 됐다. 

장윤영 시설장은 "학부모들이 모여 보호작업장을 설립한 것은 원주에서 처음 있는 사례"라며 "학부모뿐만 아니라 복지사 및 직원들 모두가 부모의 마음으로 장애인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봄보호작업장은 오는 28일 후원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개소식 겸 송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