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도지사와 원강수 시장이 지난 20일 반곡동 종축장 부지에서 강원 오페라 하우스 건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20일 도유지인 반곡동 옛 종축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다음날인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강원 오페라 하우스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30억 원이 반영됐다.

건립 예정지는 약 30년째 방치되고 있는 반곡동 옛 종축장 부지이다. 이곳은 지난 2014년부터 활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드라마 세트장, 미술관 등 다양한 제안이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되며 방치돼왔다.

앞서 지난 6월과 9월 원강수 시장은 강원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강원특별자치도에 공식 제안했다. 지난해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정주 여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교통, 여가문화 순으로 만족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문화시설 부재로 인한 낮은 정주 여건은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게다가 강원 남부권을 비롯해 경기 남부, 충북 북부 지역에는 1천 석 이상 공연장이 전무한 상태이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원주에 강원 오페라 하우스가 건립되면 강원 전역(153만 명), 경기 동부(24만 명), 충북 북부(36만 명) 등 213만 명이 문화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원 시장의 건립 제안에 이어 원주시 사회단체들에서 건립 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강원특별자치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서도 건립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그동안 각계각층에서 건립을 지지해왔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옛 종축장 부지를 30년 가까이 방치한 것은 행정이 무책임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원주시민들의 문화 인프라 시설에 대한 강한 열망을 도지사로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강원특별자치도는 최대한 국비를 확보할 계획이며, 부족분은 도비와 시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원주시를 비롯해 원주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2천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구상하고 있는 만큼 원주와 강원특별자치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고품격 오페라 하우스와 복합공연장, 문화창작·체험센터 등 융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 시장은 “강원 오페라 하우스 건립은 강원도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인구유출 방지의 버팀목이 될 것이며, 문화와 지역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오페라, K-POP, 뮤지컬 등 문화공연과 강원도의 강점인 천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관광상품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강원도의 관광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가 밝힌 강원 오페라 하우스는 건축연면적 2만㎡,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이며, 총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1천억 원씩 모두 2천억 원을 예상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오페라 극장 및 복합공연장, 문화창작과 체험센터 등으로 구성된 융복합 문화공간이다.

추진 일정은 ▷2024년: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용역, 중기지방재정계획 수립 ▷2025년: 예비타당성조사 ▷2026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2027∼2028년: 설계공모, 기본설계, 실시설계 ▷2028년 11∼12월: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 및 건축협의 ▷2029∼2032년 3월: 강원 오페라 하우스 건립 ▷2032년 4월: 강원 오페라 하우스를 개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