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의료기기 산업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 20년간 의료기기 기업과 유관 협력 기관과 함께한 재단의 역할을 재조명하며 제작된 영상에서 밝힌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이하 재단)의 마음가짐이다. 
지난 12월 6일, 설립 20주년을 맞아 열린 의료기기인의 밤 행사에서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와 국가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관계자에게 작게나마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자리가 있었다. 

 IMF, 중국의 사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등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20년 동안 원주를 포함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장해왔고, 각 기업의 제품들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시장 조사 기관의 국제산업분석(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1천525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5천88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 보건 산업의 수출액은 올해보다 5.8% 이상 늘어난 230억 달러(30조3천41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 속에서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2003년 설립되어 올해 스무돌을 맞이하였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강산도 두 번이나 변하는 20여 년 동안 원주 의료기기 기업과 함께 성장해 온 재단은 대학교와 원주시가 주도하여 산업의 불모지였던 원주를 비롯한 강원특별자치도의 산업구조를 바꾸었고 의료기기 산업 발전의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아쉬운 점도 많다. 전국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한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뛰어들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그 속에서 원주가 확실하게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을 지원해주는 기관의 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새로운 경쟁우위 요소로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는 '디지털헬스케어'를 선택했다. 2013년부터 재단에서는 중소 의료기기 기업들을 위해 차세대 생명건강 산업생태계 조성사업,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 등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으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 지원을 추진하였다. 디지털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기업 사업화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멘토링,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다양한 형태의 투자 연계 등을 통해 기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그 결실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받을 수 있었고, 지역산업의 혁신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이제 원주 의료기기 산업은 진료에서 예방·관리 측면으로 초점이 변화된 산업의 흐름에 맞게 '디지털헬스케어 + α'가 필요한 시기다. 기업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의학 연구에서 임상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 솔루션을 원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또한, 기존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중요시되던 폼 팩터(Form Factor)의 경쟁이 의료기기 산업 내에도 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의 기업지원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규제혁신과 수출지원 등을 위해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 중인 여러 현안과 기업들의 목소리를 담은 새로운 경쟁요소를 확보해야 할 때이다. 

 원주의 가장 큰 강점인 '국내 최초의 자생적 의료기기 클러스터를 통한 산학연병관의 유기적인 협력'과 '체계적인 기업지원체계(MEDISTRY)',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 운영' 등을 통하여 의료기기·디지털헬스 산업 고도화와 규제과학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밝힌 포부처럼 지역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수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