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도시의 규모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확장은 인구의 증가와 함께 산업 생산 활동과 이동 수단을 증가시킵니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요인들도 따라서 증가합니다. 가로수, 완충녹지, 도시공원 등 도시림의 조성과 안정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2020년 산림청이 발행한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가로수는 광합성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미세먼지와 부유 먼지를 함께 흡수하고 미세먼지가 잎 표면에 있는 털에 흡착되어 있다가 비가 내리면 함께 떨어지면서 미세먼지 저감 기능을 합니다. 또한, 가로수는 냉난방에 의해 발생하는 열과 자동차의 배기가스, 공장과 콘크리트 건조물, 아스팔트 도로에서 열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 열섬현상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가로수는 방음, 방풍 등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데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원주시는 올해 도로변 사이사이 비어있는 공간에 가로수 보식사업을 진행하고 12월경에는 염화칼슘 등 겨울철 제설제로부터 가로수 등을 보호하기 위해 볏짚 방지막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연중 가로수 가지치기와 수형조절 사업도 진행하였습니다. 도시림의 조성과 관리를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입니다. 다만 평소 도시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으로 원주시의 가로수 관리 현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점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 단구동 가로수를 가지치기 한 뒤 상처 보호제를 도포하지 않았다.

 첫 번째는 가로수의 가지치기 또는 수형조절은 가능한 최소화해야 하고 나무의 종류 등에 따라서 다르게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원주시 남원로의 느티나무 등 곳곳에서 과도한 가지치기와 수형조절 작업을 진행한 것을 보았습니다. 가로수로 심겨진 느티나무는 자연수형이 아름답고 적정하게 자라는 수종이기에 맹아지나 도장지 등만을 제거하는 약(弱)전정을 하는 나무입니다. 산림청의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서도 '수형을 잃기 쉬워 전정을 하지 않는 수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국제수목관리학회 ISA는 가로수의 전정 방법으로 전체 수관 또는 나뭇잎의 25% 이상을 절대 제거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로수의 가지치기나 수형조절의 시기입니다. 가을철 나무의 낙엽이 진 후부터 봄을 맞아 수액이 이동하기 전인 2월 말 사이에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림청의 관리규정에서도 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수종별 차이는 있지만 겨울철에 최소한의 생명유지 활동을 하기 때문에 수액이동이 거의 없고, 낮은 온도로 인해 부후균 활동이 적으므로 이 시기에는 나무의 상처 부위가 썩게 될 확률이 낮습니다. 또한, 봄철에 나무가 자신의 상처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구획화 활동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가지치기로 인한 상처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원주시 곳곳에서 지난 4월부터 10월 중에 가지치기 또는 수형 조절 작업 현장을 목격했었습니다.

 세 번째는 가로수의 가지치기나 수형조절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굵은 가지의 절단면에는 상처도포제를 발라 주어야 합니다. 특히 지름이 약 10cm 이상인 나무 가지들은 상처 부위로 부후균 등이 침입할 확률이 높으므로 이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치유를 도와야 합니다. 이 또한 산림청의 매뉴얼이나 규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원주시의 가로수 관리 현장에서 절단면 부위에 상처도포제를 발라준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강(强)전정이 적합한 수종은 없다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로수가 사람과 함께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며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필요한 만큼만, 정확한 방법으로 가지치기 또는 수형 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로수의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잘못된 가지치기입니다. 우리는 가지치기를 쉽게 생각하지만 나무라는 생명의 일부를 잘라내는 행위로 바라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지치기는 방법에 따라 가로수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의 '녹지보전 및 녹화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처럼 사람과 가로수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이승현 생태해설가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