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상승 전망 39% 하락 응답 15.6% 

내년 상반기 집값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전국 1천167명을 대상으로 '2024년 상반기 주택시장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난 것. 10명 중 3명은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직전 조사까지는 하락 35%, 상승 25%로 하락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상승 30%, 하락 20%로 상황이 역전됐다. 상승 응답이 하락 답변을 앞지른 것은 2022년 상반기 전망 이후 2년 만이다. 다만 보합에 대한 전망은 10명 중 4~5명 수준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상승 응답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 변화(30.4%)를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하는 등,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는 핵심지역의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3.9%)을 꼽았다. 반면, 매매가격 하락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47.1%)을 그 이유로 들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지속적인 하락과 소비·수출 부진 장기화로 경제 침체 우려감이 높아졌다고 했다. 전월세 임대차 가격에 대한 답변은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을 압도했다. 전세가는 상승이 39%, 하락이 15.6%로 나타났다. 월세가격 전망도 상승 45.8%, 하락 8.23%로 상승이 5.6배 많았다.

나라 전체적으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계약 구조 변화가 진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도 지각 변동이 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생아 특례 주택 구입 대출 도입
부동산R114 ‘2024년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

2023년 부동산 시장은 내·외부적 요인의 변화 속에서 다이내믹한 흐름을 보였다. ‘1.3 부동산대책’,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중단’,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DSR 산정 방식 변경’ 등의 대출 규제 방안은 물론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등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가계부채 축소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주목되는 것은 ‘신생아 특례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 도입’,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 ‘혼인 증여재산 공제 도입’ 등이다. 최근 부동산R114가 발표한 2024년에 달라지는 주요 부동산제도를 정리했다.

신생아 특례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 도입

신생아 출산 가구에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융자가 지원된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가구(2023년 출생아부터 적용, 혼인 여부 관계없음)가 대상이다. 자산 5억600만 원 이하, 연 소득 1억3천만 원 이하라면 1.6%~3.3%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최대 5억 원까지(주택가액 9억 원 이하) 빌려준다. 전세자금대출은 자산이 3억6천100만 원 이하, 연 소득이 1억3천만 원 이하일 경우 연 1.1%~3.0% 금리로 최대 3억 원까지(보증금 수도권 5억 원, 지방 4억 원 이하)까지 빌릴 수 있다.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대출 모두 처음 받은 금리를 5년간 적용한다. 추가 출산 시 1명당 0.2%포인트 금리 인하 혜택을 준다. 집 걱정 없이 아이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혼인 증여재산 공제 도입

내년부터는 증여세 부담 없이 양가로부터 3억 원까지 결혼자금을 받을 수 있다.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혼인신고일을 기점으로 전후 각 2년 이내 총 4년간)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기본 공제 5천만 원(10년간)에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결혼식을 올리고 1~2년 뒤 혼인신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증여세 공제 기간을 총 4년으로 넓게 설정했다.

주택청약저축 납입액 소득공제 범위 확대

주택청약저축 납입액 소득공제 한도를 연 24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상향한다. 2022년 6월부터 15개월째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해 청약통장 보유 혜택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다만,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법이 통과되면 2024년 1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 적용된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확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고 주택가격 기준을 상향한다. (무주택 또는 1주택 근로자인 가구주가) 5억 원 이하인 주택을 대출받아 산 경우 근로소득에서 대출 이자상환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공제금액이 최대 1천800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상환 기간이 10년 이상이며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인 주담대는 연 3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2배 늘어난다.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주택도 취득 당시 기준시가가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상향된다. 공제한도 증액이나 주택가격 기준 상향은 내년 1월 1일 이후 취득 주택부터 적용한다.

세법상 주택 개념 정비

주택 여부에 대한 납세자 혼란과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해 ‘주택’의 개념을 정비한다. 소득세법상 주택은 ‘허가 여부나 공부상 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주택 여부에 대한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게 만든다. 시설 구조상 특성을 반영해 ‘세대원이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물’로 ‘주택’의 개념을 구체화한다.

전월세 계약 때 공인중개사 인적정보 기재 의무화

전월세 계약 신고 때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의 이름, 사무실 주소, 전화번호 등의 인적정보 기재를 의무화한다. 신고해야 하는 정보는 부동산 소재지와 명칭, 등록번호, 전화번호, 대표자명, 소속 공인중개사다. 전세 사기나 임대차 분쟁 등이 발생하면서 공인중개사의 부동산 계약 책임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만일 공인중개사가 허위 정보를 신고한다면 과태료 100만 원이 부과될 수 있다. 2024년 1월 1일 도입을 목표로 하며, 적용 대상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시행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 변경, 해지되는 임대차 계약이다.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

정부가 출산 가구를 위해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를 신설한다. 출산 장려 주택정책이 기혼 가구에 혜택을 부여했던 것에서 탈피해,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직접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 7만 호의 공공·민간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분양(연 3만 호)의 경우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2년 이내에 임신·출산을 한 가구를 대상으로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진다. 민간분양(연 1만 가구)은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20%를 출산 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개별 신청 허용

신혼부부의 주택 청약 횟수를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총 2회)로 늘린다. 동일일자에 당첨자가 발표되는 아파트 청약에도 부부가 각자 개별 통장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중복 당첨되더라도 먼저 신청한 것을 당첨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청약의 기회가 2번 주어지게 된다. 가령 임신과 동시에 결혼을 계획한 예비 신혼부부라면 한 사람은 신생아 특공에, 다른 한 사람은 신혼부부 특공에 청약을 넣으면 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타 제도보다 빠르게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늦어도 2024년 3월까지는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