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일 지광국사탑 부재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이송하고 있다.

국보 제101호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복원 위치가 오는 21일 결정될 전망이다. 원주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날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를 열어 지광국사탑을 복원할 위치를 심의한다.

대전에 위치한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5년여에 걸쳐 보존처리를 마친 지광국사탑 부재는 지난 8월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 문화재위원회에서 지광국사탑의 환수를 결정했고, 임시 보관처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을 지정했기 때문이었다.

지광국사탑을 구성하는 석재인 부재 33개 중 몸돌인 탑신석과 지붕돌인 옥개석을 제외한 31개 부재가 원주를 떠난 지 112년 만에 귀향했다.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탑신석과 옥개석도 복원 위치가 결정되면 돌아올 예정이다. 오는 21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에서는 지광국사탑의 복원 장소로 원래 있던 위치이거나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중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는 원래 위치에 있어야 가장 빛이 난다는 관점에서 보면 원래 위치에 복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원래 위치에 복원하려면 지광국사탑을 보존할 보호각을 건립하는 과정이 추가돼 완전체 형태의 지광국사탑을 만나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수 있다. 원래 위치에 복원하려면 지반과 주변 석축을 보강해야 하는 데다 보호각 설계와 건립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광국사탑 및 탑비 보존관리계획 용역에서는 원래 위치가 아닌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복원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원래 위치에 대한 지형 및 환경적 요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안전한 보존과 관리를 위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시민공청회에서도 안전하고 조속한 복원과 관리를 위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향후 보존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원래 위치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에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복원하는 것으로 결정하면 내년에 완전체 형태의 지광국사탑을 관람할 수 있다. 복원 위치가 결정되면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내년 1월부터 조립용역을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해 내년 8월이면 조립공사를 마칠 수 있다. 조립이 완료되면 원주시는 지광국사탑 환수사업 준공 행사를 열어 환영할 계획이다. 또한, 지광국사탑을 비롯한 석조문화재의 보존처리를 위한 팀을 신설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시대 승려의 최고법계였던 국사 해린(984∼1070)의 사리와 유물을 봉안한 승탑으로, 1085년 건립됐다. 평면 사각의 전각 구조로, 화려한 조각이 장식돼 역대 가장 개성 있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국외반출되는 등 십여 차례나 해체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고난을 겪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