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서 'AI와 노동시장 변화'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제조업 등이 AI 노출 지수가 높았다. 통상 단순직업군을 AI가 대체할 것이라고 보았지만, 오히려 첨단산업분야와 고학력, 고소득군의 일자리 대체가 예측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민일보에서 실시한 도민 설문조사에서 미래먹거리는 친환경에너지와 반도체분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3.4%가 반도체 인력양성, 산업유치를 선택했다. 언제부터인가 반도체가 강원도민의 미래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반도체는 제조로봇이 정밀한 작업을 담당하는데 2021년 기준 제조업노동자 1만 명당 1천 대의 AI로봇을 투입하였다. 점차 인력대신 로봇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AI시대에 반도체산업이 지역 일자리를 만들어 낼수 있을까? 의문시된다. 

 강원도는 '중부권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전략산업예산으로 2천400억 원을 수립하고 문막에 반도체교육센터를 임시개소한 상태이다.

 2026년에는 학성동으로 교육센터를 이전하게 된다. 정상 운영된다면 매년 3천여 명의 반도체 인력을 육성한다고 하는데 아직은 교육생도 없고 수요처도 불분명한 상태이다. 더군다나, 최근 한국의 반도체 메모리 업체들이 수출 부진 속에 있기에 인력수요가 얼마나 필요하게 될지 의문이다. 

 부론산업단지에 소부장, 설계, 제조 등 반도체 관련기업을 유치하면 경기침제와 제조업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단지를 구축하려면 전력과 용수시설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고 한강수계지역 규제를 넘어야 한다. 그중에 제일 큰 난관은 아마도 RE100으로 상징되는 탄소중립 전력문제일 것이다.

  이미 삼성, SK, LG는 RE100 선언을 하였다. RE100이란 생산과정에서 공급에너지를 비롯해 Scope3에 해당하는 원자재, 물류와 소비, 그리고 재활용, 폐기까지 온실가스배출을 제로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삼성이 휴대폰을 생산하려면 이를 공급하는 LG의 배터리도 RE100 배터리어야 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11월 배터리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사에 2025년부터 'RE100' 소재의 공급을 요청했다. 협력기업들도 RE100을 구현하도록 공급망 전반의 넷제로를 추진하는 '스코프3'에 해당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수출기업의 기후변화대응현황에 따르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은 10%이고, 대처를 못하고 있는 기업은 40.4%이다. 그 요인을 보면 대응 자금 부족, 감축 방법에 대한 정보 부재, 인력 부족, 탄소배출에 대한 인식 부재 등이었다. 기업들이 탄소 중립을 위한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처와 설비개선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탄소중립산업 생태계를 만들자면 반도체산업도 엄청난 산업용수와 무탄소전력이 공급되어야 한다. 용인의 예를 보면, 반도체클러스터 건립으로 7GW 전력공급이 필요하기에 무탄소전원인 원자력발전소가 6기가 건립되어야 함에도 정부는 LNG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했다. 국제 수출기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RE100을 선언하고 준수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관련 기업이 곤란하게 된 것이다. 

 부론산업단지도 반도체기업을 유치·운영하려면 재생에너지가 100% 공급되어야 한다. 계산해 봐야 알겠지만 문막의 드넓은 평야를 태양광 패널로 덮어야 가능할 것이다. 전에는 어려운 문제였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영농형태양광설비의 효용성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론산업단지가 성공하려면 RE100지원단지로 가야 한다. 반도체만 믿고 가기에는 세계 공급망의 재편상황이 불안하다. 그러기에 한국무역협회에서 조사한 대로 탄소중립 무역체제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한 대안적인 산업단지를 만들어야 한다. 문막 들판에서 영농형 태양광설비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여 부론산업단지에 공급하고, 남아도는 재생에너지는 용인-이천 지역의 삼성, SK 반도체기업에 판매하면 희망이 있다. 

 이렇게 하면 강원도는 전라도 다음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이기에 기업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100을 테마로 한 첨단산업단지 유치전략을 수립해 보자.

변재수 노나메기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