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로 이제는 1인 가구가 대세가 됐다. 7월 말 기준으로 원주시 1인 가구 비율은 41.7%에 달한다. 10년 전 34.5%에서 7.2%p나 상승했다. 원주시가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정책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배경이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1인 가구의 생활기반 및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문제는 실태조사 결과 지역별 특성과 연령대별 현황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쪽방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 많은 중앙동은 1인 가구 비율이 25개 읍면동 중 가장 많은 67.6%이다. 10가구 중 7가구 가까이 혼자 산다. 부론면, 귀래면, 흥업면, 판부면 등 농촌 지역과 원인동, 일산동, 학성동 등 원도심도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반면 신도시인 기업도시와 혁신도시가 조성된 지정면, 반곡관설동과 택지개발지구인 무실동, 단계동, 단구동은 상대적으로 1인 가구가 적다. 정주 환경이 좋을수록 1인 가구 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향후 도시와 농촌, 신도시와 원도심 간 1인 가구 비율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대별로도 차이가 컸다. 설문조사 결과 청장년(20∼60세)은 개인의 편의 및 자유를 위한 독립이거나 미혼, 취업 때문에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은 사별, 이혼, 별거 등의 사유로 혼자 살고 있었다. 청장년은 자발적으로 혼자 살지만, 노인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혼자 거주하는 상황이다. 청장년과 노인은 삶의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였다. 청장년은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반면 노인은 외로움과 위급상황 시 대처에 대한 어려움을 꼽았다. 

 원주시는 지난달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단(宗團)과 '고독사 없는 원주 만들기' 협약을 맺었다. 사회구조 변화로 개인의 고립이나 단절이 심화하면서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고독사가 연평균 8.8%씩 증가하고 있어서다. 

 원주시는 3대 종단과 함께 사회적 고립이나 위기 가구를 발굴해 지원하고, 돌봄 기능을 강화하며, 고독사 예방을 위한 홍보와 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실태조사에서 나타났듯이 1인 가구는 지역별, 연령대별로 욕구가 천차만별이어서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 각각의 맞춤형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주시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대안은 민간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이·통장, 새마을회 등 관변 단체와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독거노인 반찬 봉사 등 이미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역할이 강조되는 자율방범대의 사회안전망도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 원주시는 민간단체 지원 확대는 물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공동체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 지역공동체 문화가 해체되면서 발생한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