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취약차주 1.2%P·고령층 2.2%P 상승
생계 위해 돈 빌렸는데 경기 악화로 상환 난항

취약층과 고령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생계를 이유로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경기마저 좋지 않으니 대출금을 못 갚는 상환인 것. 취약계층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지원책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강원지역 가계부채 비율은 전국 대비 양호한 편이다. GR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2%로 전국 94.3%보다 낮다. 강원지역 가계부채 규모(38조7천억 원, 14위)와 비율(12위)도 전국 관점에선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취약차주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강원지역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5.2%에서 6.4%로 1.2%포인트 상승했기 때문. 한국은행 강원본부 정용준 과장은 "생계 목적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상황에서 경기 부진으로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약차주는 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비율만 봐도 전체 대출의 68%에 육박한다.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도내 고령층 연체율도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전국 고령층 연체율(2022년 2분기~2023년 3분기)이 0.7%에서 1.1%로 증가했지만, 강원지역은 1.4%에서 2.2%로 상향된 것.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감소했는데 식재료 가격과 대출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고령층 LTI(Loan To Income·채무부담) 비율도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소득대비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 최근 1년간 도내 개인사업자대출은 청년층에서 9.0%, 중장년층에서 0.4% 상승했다. 그런데 고령층은 17.7%나 증가해 경각심을 자아내게 했다.

정용준 과장은 "개인사업자대출이 가계부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 가계대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개인사업자대출) LTI 비율이 2019년 말 대비 소폭 상승(청년층 9.0%포인트, 중장년층 12%포인트)한 반면, 고령층은 29%포인트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취약차주의 대환대출 유도, 금융기관 손실흡수 능력 등을 개선해 부실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연금 수령자 확대, 금융규제 정비 등을 통해서도 고령자 대출의 위험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