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는 침체일로인데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당 강원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433만3천 원(올해 10월)이었다. 작년 10월엔 345만4천 원으로 1년 사이 87만9천 원이 증가했다.

강원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을 3.3㎡(1평)로 환산하면 1천430만 원에 달했다.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3억6천400만 원을 줘야 하는 것. 1년 전보다 7천472만 원이 상승했다. 이 때문인지 도내 아파트 분양가격지수는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강원지역 분양가격지수는 225(2014년 100)로 작년 동월(179.4)보다 25.46% 뛰었다. 상승률만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이었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이같이 상승한 데는 춘천의 영향이 컸다. 최근 춘천에 공급한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높았던 것이다. 최경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회장은 “춘천은 지난 2년 동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이 높은 가격을 내세워 강원도 평균 분양가격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주에서도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원주에서 분양된 85㎡ 아파트는 모두 3억9천만 원을 넘었다. A아파트가 3억9천만 원에서 4억4천800만 원에 공급했고 B아파트도 3억천만 원에서 4억3천만 원에 분양했다. 지난해 청약을 받은 아파트 중 일부는 3.3㎡당 4억 원 이상에 거래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분양아파트가 속출하는 점은 아이러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주 미분양아파트는 2천175호에 달한다. 도내 전체 미분양(3천958호)의 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고 대출 한도도 제한적이어서 쉽사리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경순 지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이어서 투잡을 뛰거나 폐업하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며 “같은 강원도라 하더라도 춘천에선 신규아파트 거래가 잘 되는 편이지만 원주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