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막농협 미곡처리장 벼 수매 모습

지난달 통계청은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376만4천 톤에서 올해 368만4천 톤으로 줄 것이라 내다본 것. 벼 재배면적이 72만7천㏊에서 70만8천㏊로 줄어든 이유가 컸다. 

전국적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강원지역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4만4천 톤이 생산됐는데 올해는 15만 톤(4.3%↑)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것. 벼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7월~8월)에 일조량 등이 풍부했던 것이 원인이다.

실제로 문막농협 벼 수매량은 작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6천115톤을 수매했는데 올해는 6천625톤의 벼를 받았다. 원주농협 또한 전년 대비 10% 이상 수매량이 늘었다고 했다. 

각 농협은 오는 20일경 이사회를 열어 수매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농협마다 수매가 결정에 대한 고민이 깊다. 쌀은 잘 팔리지 않는데 수매가는 지속 올려 연이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막농협은 지난해 1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문막농협 A 이사는 "그동안은 손실을 기록해도 금융사업에서 보전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곽후신 (문막농협) 조합장 취임 후 첫 수매인데 첫해부터 수매가를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농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특등벼 40㎏ 한 포당 7만2천 원을 줬는데 올해도 이렇게 지급하면 15억 원 이상 적자가 불가피하다. 원주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수매량도 늘고 깨씨무늬병도 확산해 작황이 좋지 않다"며 "천상, 생 벼를 팔아야 하는데 농협이 떠안아야 할 손실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지역은 지난해 4개 농협이 쌀 판매로 약 15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철원농협은 벼 수매가격(40㎏ 한 포)을 작년 8만1천600원에서 올해 7만4천 원으로 낮췄다.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도 지난해 진상벼를 9만 원에 수매했지만 올해는 8만5천 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100억 원대의 손실을 기록해 올해는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농업인들은 수매가 하락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인다. 유류비, 인건비, 농자재값 등이 15~17% 상승했는데, 수매가가 낮아지면 물가 인상분 이상의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철원과 여주지역에선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막농협 A 이사는 "7~8천 원하는 커피 값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쌀 수매가 인상엔 온 나라가 민감해하는 상황이 허탈하다"며 "그렇다고 농협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농민이나 농협이나 안쓰러울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