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원주지역 사통팔달 미래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원주지역의 특화된 볼거리는 무엇일까. 치악산을 끼고 있는 둘레길, 그리고 시내를 통과하는 바람길 숲 등 트레킹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 2023년 9월 설치한 만종역사의 입체 도자벽화엔 우리가 꿈꾸어야 할 바람과 희망을 담았다. 

 태아의 형상을 한 곡옥(곱구슬)은 발해 유물로부터 출토되어 신라 왕관과 왕족의 액세서리로 탄생과 생명을 상징하고 있다. 우리 원주는 한반도의 중심 부근에 위치해 생명 사상의 근본이며 제2의 새로운 도약과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곳이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 화가 밀레의 만종 명화에 한국적 스토리를 입힌 오마주 작품이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도도한 역사의 강줄기에 꿈틀거리며 희망을 노래하는 원주의 희망을 담은 작품으로 진흙 속에서 향기 품은 연꽃의 스토리, 용맹한 치우천왕의 자랑스러움, 천지인 삼태극의 우주, 마을 입구에서 염원을 담은 장승(벅수) 등이 기와의 수막새 형태로 제작됐으며, 원만한 암막새의 부드러운 웨이브를 디자인하여 '희망2023'이라는 이름으로 오가는 이를 맞이하고 있다.

 전국이 벽화마을로 들썩이다 몇 년 지나면 그 빛을 잃지만, 우리 원주시 관문인 KTX역 만종의 역사에는 견고한 천년을 약속하는 유구함을 가진 명물이 하나 탄생하였음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바이다. 2천 개가 넘는 조각들이 이어져 하나의 웅장한 작품이 되듯이 우리 원주시민들 하나하나의 마음이 연결돼 희망을 꿈꾸고 변화된 미래로 향하자는 의미인 것이다.

 만종역의 네이밍에 맞추어 밀레의 만종을 제작하자는 최초의 제안자. 외부 설치인지라 자외선을 이겨 낼 세라믹으로 제작하고 강원도의회와 원주시의회의 후원과 지역 작가와 시민들이 땀방울로 이루어 낸, 우리들의 작품이다. 협동조합운동의 시초인 원주를 상징하는 현대적 미술로 개인이 아닌 여러 명이 함께한 공동의 꿈이 금빛으로 빛나고 있으나, 36만 시민 중 몇 명이 이러한 스토리를 알고 의미를 되새길까? 하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우리의 근현대사의 흔적들이 원주 곳곳에 남아 있으나 관심을 가지고 문화적 가치로 승화해야 한다. 새로운 도심이 개발될 때마다 구도심은 썰렁해진다. 작고 오래된 구도심 곳곳이 성황이던 30년 전의 원주는 아직도 나의 뇌리에 그대로이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우려 섞인 안타까움은 미래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자기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며 주체성을 잃어 간다면 미래는 없다. 원주만의 유니크한 아이템을 찾아내고 오늘이 아닌 내일을 꿈을 꾸고 설계하길 바란다. 그래서 나는 아직 학성동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사업이 끝나면 철새가 되어 떠나간 많은 이들이 많았기에 상처가 많은 구도심의 사람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눈앞의 성과물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백 년을 꿈꾸자. 경주출생인 나는 문화의 맛을 알고 있기에 예술이 되던 미술이 되던 그 역사의 강물에 뛰어든 것이다. 청년들이여! 그대들의 신박함에 지혜를 더하고 문화의 정착을 위한 지속 연계를 이어 나가 주기를 바라며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명예를 위한 투쟁을 하시길 바라며….

신구경 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부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