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면 판대리 3561번지 일원에 건축 중인 빙하미술관 조감도.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엄산은 연간 20만 명이 찾는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다. 관람객들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과 미국의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독특한 공간을 보기 위해 강원도 산골까지 찾아오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먼 길 찾아온 뮤지엄산의 관람객들이 원주의 관광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 뮤지엄산과 연계되는 다양한 '볼거리'가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은 원주에서 채 반나절도 머물지 않는다. 뮤지엄산 인근, 지정면 판대리에 건립 중인 (가칭)빙하미술관은 뮤지엄산과 더불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정면 일대를 문화예술밸리로 조성한다는 포부로 설립 중이다.

빙하미술관은 재단법인 그린희망문화재단을 운영하는 이경남·심형금 노부부가 꿈꾸던 사회공헌사업이다. 두 내외는 지역에서 건설업과 재생에너지 사업에 종사하며 사회환원을 실천하고자 6년 전 재단법인 그린희망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을 통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합창단을 운영했으며,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라면콘서트를 개최하며 불우이웃 돕기에도 적극 나섰다. 재단 사업이 복지에 치우치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사업에도 기여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심형금 관장은 "지역으로부터 얻은 수익을 지역주민들이 폭넓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로 보답하고 싶어 빙하미술관을 건립하게 됐다"며 "제대로 된 볼거리로 꾸려진 공간으로 조성해 원주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정면 판대리 356-1 일원에 건립 중인 빙하미술관은 건축면적 2천602㎡타 연면적 2천821㎡ 규모로 미술관과 카페테리아, 세미나실, 컨벤션홀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다. 내년 7~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건축가인 유알컬처파크 이형호 대표가 설계를 맡아 '빙하'를 컨셉으로 도면을 완성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경각심을 전하고자 물 위에 떠 있는 빙하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미술관 건축물 외벽 디자인은 일반적인 건축재료가 아닌 빙하를 조각한 조각품들로 붙이고, 건축물 주변에 인공 호수를 조성해 빙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다. 

미술관은 기획 전시로 운영된다. 지역 작가들부터 전 세계 유명 작가까지 매년 다양한 기획 전시를 합리적인 관람료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지역 청년 예술가 및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실과 컨벤션홀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며, 프로그램북 제작 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세미나실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작가와 협력해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컨벤션홀에서는 웨딩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 지역민들이 합리적인 금액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미술관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는 다시 재단에 기부해 지역 공연단체 및 문화예술 전공 청소년 후원 등에 지원하고자 한다.

건축을 맡은 이형호 대표는 "빙하미술관은 뮤지엄산에서 차로 10분, 다양한 음악공연을 즐길 수 있는 포커싱홀을 갖춘 유알컬쳐파크와도 10분 내외로 지정면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예술작품과 같은 멋진 외관부터 알찬 내부 전시 프로그램까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게 될 빙하미술관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