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6월 원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NHN클라우드 외에도 두 개 이상의 대규모 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것. 원주가 데이터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7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10개를 점검했다. 센터 이전 상황을 점검하고 대규모 전력공급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각 사업 주체와 전력 수급, 변전소 설치, 지자체 인허가 지원 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날 산업부가 발표한 10개의 주요 프로젝트에는 원주에서 추진되는 것도 있었다. 메가데이터코리아 데이터센터와 원주 IDC데이터센터가 그 주인공. 모두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 관계자는 "메가데이터코리아 데이터센터는 원주에 부지를 소유한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필요한 전력량이 80㎿(메가와트)급으로 국내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네이버가 춘천에 구축한 제1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량이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메가데이터코리아 데이터센터의 원주 건립이 확정될 경우 수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지역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80㎿급 데이터센터를 지을 경우 1조 원 이상 필요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시설의 절반은 데이터센터로, 나머지는 클라우드 센터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원주IDC가 추진하는 IDC데이터센터 구축사업도 정부가 밝힌 유망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원주시에 데이터센터 구축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메가데이터코리아 데이터센터와 함께 지역 데이터산업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가 밝힌 두 데이터센터 외에도 원주시는 이달 중 다른 업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성사되면 NHN클라우드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투자 협약이 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원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여러 제안이 있었다"며 "그중에서도 부지 확보가 확실하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한 곳당 백억 이상 세수효과

정부는 지난 3월 국무총리 주재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 됨에 따라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 신설이 부담된다는 것. 데이터센터의 적기 건설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계통 접속이 원활한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일환으로 산업부는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공급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해놨다. 

이 때문에 민간 업체들이 데이터센터를 신설할 경우 수도권보다는 지방으로 입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원주시에도 수십 건의 데이터센터 설치 의향 문의가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데이터센터 운영 적지로 원주를 보는 이유는 수도권과 가깝기 때문이다. 전문인력은 물론 국내 유지보수 업체들 대다수가 수도권에 있어서 근거리에 있는 원주가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원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대규모 데이터를 운용하는 곳이 많아 이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한 건보, 심평원도 백업 시설을 구축할 필요가 생겼다"며 "민간 데이터 업체들이 원주를 선호하는 것도 사업 확장성이 다른 어느 곳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데이터센터가 우리 지역에 구축될 경우 한 곳당 100억 원 이상의 세입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전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운용, 유지보수 업체들도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들이 원주권 대학과 협력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용하면 자연스럽게 데이터산업 생태계가 갖춰질 것이라 했다. 원주시가 추진하는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이나 AI 의료반도체 생태계 구축사업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