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사회적경제 지원을 중단할 경우 원주에서만 최소 81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원주시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와 원주시사회적기업협의회의 조사 결과 이같이 드러난 것. 인건비 지원뿐만 아니라 금융지원까지 막히게 되면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일 원주투데이신문사는 원주시의회에서 ‘위기 직면한 원주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내년도 사회적경제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주 사회적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해보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임지헌 센터장은 ‘원주시 사회적경제 실태조사 결과와 의미’를,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사회적기업 재정지원 중단의 의미와 파장’을 발표했다.

임지헌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원주시 사회적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원주시 사회적 경제 기업(예비인증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중복 포함)은 총 313개였는데 2020년 262개와 비교하면 19.5%(51개) 증가했다는 것이다.

재무제표상으로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최근 3년간 총매출액은 423억 원에서 679억 원으로, 기업당 평균 매출은 3억9천만 원에서 5억8천만 원으로 증가한 것. 구체적으로 인증사회적기업은 6억7천만 원에서 8억6천만 원으로,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도 2억1천만 원에서 3억3천만 원으로 향상됐다. 임 센터장은 다만 “지난해 말 도내 인증사회적기업의 평균 매출이 13억6천만 원, 마을기업 평균 매출이 1억7천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주시 기업들의 매출 평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이 이러한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비판도 있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와 원주시사회적기업협의회(이하 원사기협)가 각 회원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온 것. 네트워크는 14개 기업을, 원사기협은 17개 기업을 조사했는데 총 81개의 기업 관계자가 ‘예산삭감 부작용’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네트워크 박준영 이사장은 “인건비 삭감에 따른 기업체감 여부를 물으니 ‘당장 부담’은 12개 기업, ‘보통’은 8개 기업, ‘어려우나 고용 유지’를 택한 기업은 8개 기업으로 조사됐다”며 “하지만 지원 중단으로 인한 전문인력의 고용 유지가 어려워, 상당수 사회적경제 기업이 운영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산삭감에 따른 기업 운영을 포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사회적경제 기업 대부분은 기업 경영을 지속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 했다.

정부 지원이 장기간 중단되면 기업 운영 능력이 힘들어질 것이라 했다. 정부 지원을 토대로 사업 경영을 해왔는데 갑자기 중단되니 인력 공급과 수용 예측이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박준영 이사장은 “차후 금융지원까지 막히게 되면 지역 사회적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 지원 중단에 따른 원주시·시의회 역할 필요해”

지정토론에 나선 패널들은 원주시 역할론을 강조했다. 정부 지원이 중단되니 원주시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지대 사회적경제과 김주원 교수는 “일반 기업과 비교해 볼 때 지난 3년간 우리 사회적기업들은 눈부시게 성장했다”며 “정부 지원이 끊기더라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원주시와 더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예산삭감의 근거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쟁력을 삼은 것이 불편했다”고 언급한 이상규 강원곳간사회적협동조합 사무총장은 “사회적경제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경쟁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과하다”면서도 “정부 지원 중단에 대한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손준기 시의원은 “사회적경제를 사회주의 경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경제에 대한 조기 교육이 필요하고 시의회 차원에서도 연구회를 조직해 대응책을 마련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원주시사회적기업협의회장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역 사회적경제를 확장하는 일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원주시, 원주시의회, 사회적경제기업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