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군기자였던 맥스 데스포가 촬영한 대동강 철교. 이 사진으로 맥스 데스포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한국전쟁은 휴전 상태이다. 1950년 발발해 70년이 지난 현재까지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지워져 잊혀진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참혹했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6.25 잊혀진 전쟁' 전시가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원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종군기자 맥스 데스포의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한국전쟁 중 가장 긴박했던 1950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시는 ▷서울수복 ▷평양탈환 ▷중공군의 개입 ▷흥남철수 등 4개의 대주제로 나눠 시간순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작가는 미군의 활약상을 담기보다 피란민들의 근처에서 그들이 겪는 전쟁 중 처참한 상황을 렌즈에 포착했다. 사진 속 인물들이 전시 상황에서 웃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포로 신세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생존했다는 안도감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담았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대동강 철교'는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한 대동강 철교를 건너는 피란민들의 절박하면서 긴박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당시 작가는 차량으로 먼저 이동했음에도 피란민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15m 상공으로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 피란민 행렬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운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다리를 건너고 있다. 12월 차디찬 겨울바람에 작가는 손가락이 얼어붙어 당시 사진을 8장밖에 찍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중 한 장이 바로 이 사진이다.

▷아이를 업고 양손엔 짐을 들고 고향을 떠나는 피란민 ▷부모 잃은 아이가 우는 모습 ▷식사를 하는 모습 ▷발가벗음이 생존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 등 한반도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뉘게 된 시점부터 종전 7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도 많은 상념을 자아내는 사진들을 준비했다. 

전쟁의 참혹한 잔상을 보여주는 이번 사진전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비참함과 슬픔을 되뇌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박창호 원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의성 있는 기획전시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무료 입장이며,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 ▷문의: 760-9832(시각예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