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2살에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던 중 대학교 밴드에 조성계 (전)교장선생님이 누리야간학교 교사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다. 

 필자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늦깍이로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고, 올초에는 본의 아니게 교장을 맡게 되었는데 임기가 1년이지만 부담이 됐다. 누리야간학교는 모든 선생님이 무보수 봉사로 주간에는 직장을 갖고 야간에 와서 수업을 한다. 예산이 적어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선생님 모두 흔쾌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졸업식에 참석해 주신 송기헌 국회의원을 비롯한 많은 내빈들께 감사하며,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고 대학교로 진학하는 분들은 더 열심히 학문에 정진하기 바란다. 또한, 장소를 대관해 주신 이상현 원주문화원 원장님, 그리고 누리야간학교에 생수와 커피를 후원해 주는 상지대학교 이공주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누리야간학교 28회 졸업식을 앞두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힘을 합쳤고, 각계의 도움으로 처음으로 하는 졸업식을 성대하게 마쳐 가슴이 뭉클했다. 초·중·고 과정을 졸업하는 학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또한, 에어콘이나 난방시설이 낡아 수업하는데 불편했을 선생님들과 재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올해 냉난방기를 설치하느라 후원금이 많이 지출됐는데 늦었지만 후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암 수술을 하는 바람에 교장 역할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졸업식을 마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후련하다. 처음 강의를 할 때는 학생들이 적었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수업에 참석해 주었다. 늦깍이 공부를 마친 졸업생과 선생님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우리학교에는 방송통신대학교 졸업생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봉사활동이라 교사도 구하기 어렵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도 많지 않지만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배움의 열기가 뜨겁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고생이 많지만 학구열과 봉사 열기는 그 어느 학교에 뒤지지 않는다. 

 배움이 필요한 분이나 교사로 봉사하실 분은 언제든 누리야간학교를 찾아주시기 바란다. 오늘은 수술 후에 처음으로 한시간 강의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야학에서 봉사 하는 것을 반대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생각이다. 수업하는 것이 정말 기쁘고,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에 살면서 공무원을 거쳐 늦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강의를 한다는 것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

 이제는 내 나이가 고희를 지났지만 전임 교장 선생님이 80대 중반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이틀을 학교에 나와 봉사하시는 것을 보면서 건강히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이가 있으신데 4층 계단을 오르내리게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여건이 허락되면 월세가 지출되지 않는 2층 건물로 이전해 봉사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하지만 현재 누리야간학교 여건으로는 쉽지 않아 안타깝다. 백내장 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하고 시력이 좋아지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