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상당수가 지역농산물 구매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곡동 원주혁신도시에 입주해 있는 11개 이전 공공기관 중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을 제외한 10개 공공기관이 구내식당을 운영 중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구내식당 2곳을 운영해 모두 11개 구내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10개 공공기관 구내식당 중 도내에서 생산된 지역농산물 구매현황이 50%를 넘은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도시 공공기관 구내식당 지역농산물 사용현황’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 구내식당에서는 연간 3천만 원의 농산물을 구매했으며, 이중 지역농산물 구매액으로 2천800만 원을 지출해 지역농산물 구매 비중이 95%에 달했다. 대한석탄공사도 연간 1천700만 원 중 1천500만 원을 지역농산물 구매에 사용해 구매 비중이 88.2%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연간 농산물 구매액 2억900만 원 중 1억4천100만 원은 지역농산물 구매에 지출해 지역농산물 구매 비중이 67.5%였다.

그러나 급식 인원이 99명인 도로교통공단은 연간 4천900만 원 중 지역농산물 구매에는 1천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의 지역농산물 구매 비중은 21.1%로, 원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중 가장 낮았다. 도로교통공단은 지역농산물보다 수입농산물 구매액(1천900만 원)이 더 많았다.

급식 인원 116명인 대한적십자사 인재개방원도 연간 농산물 구매액 4천300만 원 중 지역농산물은 1천만 원어치만 구매해 지역농산물 구매 비중이 23.1%에 그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24.9%), 국립공원공단(27.7%),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28.1%)도 지역농산물 구매비중이 낮았다. 구내식당 2개를 운영 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식 인원이 1천 명이 넘지만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은 각각 34%, 28.4%로 저조했다.

또한, 국립공원공단, 대한석탄공사, 대한적십자사 인재개발원, 도로교통공단은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 조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농산물 직거래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구매실적을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해야 한다.

안 의원은 “공공기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 조사는 2019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지만 지방으로 이전한 다수의 공공기관이 ‘농산물 직거래법’을 외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구매실적을 반영하고 있지만 구매 금액은 고려되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비계량 지표이다 보니 공공기관 참여가 저조한 것”이라며 “지역농산물 수요 확대 정책 전반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