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구황작물의 대명사로 조상님들의 허기를 달래준 고마운 음식이었다. 근래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고구마가 1763년 조엄 선생에 의해 일본으로부터 들여왔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드물다.

 조합장 임기 내에 지역축제 개최하리라 마음먹었다. 지정면에 잠들어 계신 조엄 선생의 업적과 치악산 고구마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조합원들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실을 작년 제1회 치악산 고구마 축제를 통해 이루게 되었다. 처음엔 조합원이 애써 기른 고구마를 다 판매하지 못할까 걱정을 했다. 축제장을 찾아주신 원주시민은 물론 타지역 관광객들의 호응으로 준비한 고구마를 완판하며 축제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올해도 일찍부터 작목회를 구성하고 재배 방법을 교육하는 등 우수한 고구마 생산에 애썼다. 약정한 물량을 시중가격으로 수매하여 농가의 판로 확보와 소득 보전은 물론, 수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이를 통해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지역 대표 축제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원주농협을 믿고 함께해주신 고구마 출하 농가와 농협 조합원, 원주시민, 그리고 아낌없이 지원해 준 강원도와 원주시 관계자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단순히 고구마를 홍보하고 판매하기보다는 축제장을 찾아주신 분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데 노력했다. 특별히 조엄 선생이 일본에서 가져온 고구마를 임금님께 바치는 '통신사 행렬' 재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덕분에 방문객으로부터 탄성과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었다. 통신사 행렬 재현은 치악산 고구마 축제의 백미로 성장한 듯 보였다. 아울러 인근에 위치한 '조엄 기념관'과 축제를 연계함으로써 가족 단위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었다. 치악산 고구마가 명품브랜드로 자리 잡는데 고구마 축제가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농가가 안심하고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고구마 축제가 구축한 것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고구마는 보관이 쉽지 않아 저온 저장고가 없으면 판매에 애를 먹는다. 원주농협이 일정량을 수매하여 축제 때 판매하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직접 농가에 전화하여 택배로 재주문을 요청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선순환의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 농가는 물론 소비자도 안심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이야말로 농협의 존재 이유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본다.

 앞으로 자치단체와의 협력 사업을 통해 더욱 크고 성대하게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 농산물 판매를 확대해 관광객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 요량이다. 전 국민이 원주에 흥미를 갖고 알아가도록 연구하고 준비할 것이다. 치악산 고구마 축제는 원주농협뿐만 아니라 원주시민께서 함께 해 주실 때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앞으로도 최고의 축제가 되도록 시민께서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