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감원감영'은 문화재보호법상 "지정문화재"다. 아카데미극장은 원주감원감영 반경 200m범위 안에 있다. 여기서,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문화재보호법 때문인데, 차례대로 설명해보겠다. 

 첫째,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시ㆍ도지사는 지정문화재의 역사문화환경 보호를 위하여 문화재청장과 협의하여 조례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해야 한다.' 

 둘째,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2항은 '건설공사의 인가ㆍ허가 등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은 지정문화재의 외곽경계의 외부 지역에서 시행하려는 건설공사로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에 관하여는 그 공사에 관한 인가ㆍ허가 등을 하기 전에 해당 건설공사의 시행이 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고 하고, 이어서 '이 경우 해당 행정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7조의 2 제2항은 (시행령 기재 일정 자격을 가진)'전문가 3명 이상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검토에 참여한 관계 전문가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검토의견서를 작성하여 인허가 행정기관에 제출하여야 한다', '해당 건설공사의 시행이 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하여 그 결과를 해당 건설공사의 시행자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셋째,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5항은 '문화재청장 또는 시ㆍ도지사는 문화재를 지정하면 그 지정 고시가 있는 날부터 6개월 안에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행위기준을 정하여 고시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같은 이유로 문화재청은 원주 감원감영 보호를 위한 기준을 고시했다. 즉 문화재보호법 제15조 제5항에 의거 「문화재청 고시 제2019-157호」가 정한, 사적 제439호 원주 감원감영 주변 건축행위 등에 관한 '현상변경 허용기준'은 다음과 같다. <문화재구역 반경 200m이내 지역에서 소읍·진동·악취 등을 유발하거나 대기오염물질·화학물질·먼지·빛·열 등을 방출하는 행위는 개별심의함>

 

▲ 지난 19일 포크레인을 동원해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있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소재한 원주시 평원동 349-7은 원주시 공문 '토지이용계획확인서'에서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2022-01-11)(200m 이내)'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원주시가 작성한 공문서다. 뿐만 아니라 '건축위원회 심의 주요결과'에도 이 사건 주소지는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건축전문가의 CAD측정 결과 원주 감원감영과 아카데미극장 건축선 사이 거리가 200m 이내에 있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측정결과서 까지 나왔다. 따라서 아카데미극장 부지와 극장 발코니 등 건물이 위 200m 반경 안에 있다는 것에는 다툼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결국 아카데미극장 공사는 위 고시에 따라 '철거에 따른 소음, 진동, 대기오염물질 등을 방출하게 되는 점'이 있는지 개별심의 해야 할 대상이다. 심의 의무 주체는 원주시다. 그러나 원주시는 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2항을 위반했다. 또한 개별 심의는 문화재기본법 제13조 2항에 의거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혀 하지 않았고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 이 역시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2항 위반이다.

 이와 같이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문화재보호법상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내에 있음에도, 철거 절차 진행 과정에서 문화재보호법 제13조 각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확인된다. 이러한 절차적 하자는 실정법 강행규정 위반으로서 행정법상 중대·명백 하자이므로 위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행정행위(철거 등)는 법률상 무효에 해당한다.

류하경 변호사 법무법인 물결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