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인터불고 호텔에서는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20주년 기념식과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특별기획: 장애인의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환경 조성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8일 '장애인의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환경 조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원주에 사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심포지엄은 박병선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기조발제를 했으며 최경순 상지대학교 언어치료학과 교수 등 5명이 각자의 분야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이날 포럼은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20주년 기념식에 이어 진행돼 장애인의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환경 조성에 관심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내가 선택하고 우리가 함께 만드는 보통의 삶'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의사소통, 물리적 환경, 주거환경의 턱 없애기를 실천과제로 설정했다.

기조발제: 보통의 삶을 위한 복지 테크놀로지

박병선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사회복지영역에서 많이 이슈화 되는 주제가 복지 테크놀로지다. 복지 테크놀로지는 복지와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 시스템 등으로 이해될 수 있는 개념이다. 모든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과학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정보접근기술 등 다양한 형태의 복지 테크놀로지가 개발되고 있다. 식사보조, 배변보조 등 일상활동 보조 기기와 재활보조 로봇, 보행 보조 기기 등이 있으며, 시각 장애인용 시계, 청각장애인용 보청기, 발달장애인용 스마트조끼 등 상당히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첨단기술의 발전과 적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용 가격 부담, 개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적합 등의 이유로 접근과 활용이 쉽지 않다. 복지 테크놀로지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사회복지현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해야할 시기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확대 보급될 수 있도록 장애인당사자, 원주시와 원주시의회, 장애인복지 서비스 제공 기관, 대학, 시민 등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정토론

최경순 상지대학교 언어치료학과 교수

모두의 의사소통 도시 원주

장애인이 겪는 큰 장벽 중 하나는 소통이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 간의 의사를 교환하는 체계이다. 단순히 정보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닌 그 안의 생각이나 감정, 느낌들을 주고 받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은 의사소통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AAC(보완대체의사소통)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몸짓, 사진, 그림, 상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말한다. 장애인들은 AAC를 활용해 스스로 의사표현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장애인의 독립성과 능동성, 자주성을 촉진할 수 있다.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상지대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센터는 AAC 보급을 통한 다양한 활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원주시보건소 코로나 선별진료소에 시각지원판을 보급하기도 했으며, 관공서에 의사소통판 보급 및 활용 교육을 실시했다. 

AAC 보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부재로 인한 활용 제한, 시민인식 부족에 따른 확대 사용의 한계, 관공서 및 기관 등의 인식 부족 등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 주도의 제도적 지원을 통한 무장애 의사소통 환경 조성, 원주 시민의 인식 제고 교육, 당사자 및 종사자들의 전문성 제고 훈련 등이 이뤄지길 바란다. 

정민예 연세대 미래캠 작업치료학과 교수

나 혼자 산다: 스마트홈

스마트홈은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 및 기기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여 안전하고 편안하며, 경제적이고 즐거움 등의 가치를 제공해주는 기술 및 서비스 환경을 일컫는다. 스마트홈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그리고 일반인들도 꿈꾸는 집이다.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를 활용해 보일러와 냉난방기를 작동시키고, 전등을 키고 끄는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40만 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용도 굉장히 적게 들고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구축이 가능하기에 원주시에서 스마트홈 구축을 적극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김용섭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원주시 장애인 이동권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그리고 이어진 패럴림픽 개최는 그동안 소외시되었던 장애인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장애포럼을 통해 강원도의 장애인 이동권이 자연스럽게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현재의 장애인 이동권은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장벽 없는 환경인가? 

원주시는 인구36만의 강원도 최대도시이자 교통요충지이다. 장애인 인구는 2만 명에 육박한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장애인콜택시가 법정 보장대수를 충족했지만 휠체어장애인들은 대기시간이 길어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량 1대당 운전원 수도 최소 2인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1.14명에 불과하다. 

저상버스도 시내버스 170대 중 버스회사 운영상 어려움으로 144대로 줄면서 운행 가능한 저상버스는 26대이다. 원주시는 2024년도 보조금으로 42대를 증차할 계획이다.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어디로 누구든지 이동할 권리가 있다. 이를 장애인이 결정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야말로 무장애도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다.

양호숙 원주시청 장애인복지팀장

원주시의 정책 주안점

원주시에서 시행 중인 장애인 관련 정책을 설명드리겠다. 올해 보건복지부에서 5년마다 실시하는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조사가 실시됐다. 편의시설 관련 현장 지도 및 홍보, 실태조사 및 상담, 설계 검토 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공공건물 등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인증을 시행 중이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보금자리 안심 기여 사업을 진행했다.

일상생활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생활이동센터 출퇴근차량 지원, 교통약자 임차택시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자동차표지를 제작,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그밖에도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전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장애인 일자리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에 복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중증 장애인 고용창출 지원과 의사소통 지원을 위한 수화통역 및 상담서비스, 무료급식 사업, 장애인 전용 목욕탕 등을 운영 중이다.

무장애 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민간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무장애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련 정책 수립·추진, 인프라 구축, 교육 및 홍보에 힘쓰겠다.

권아름 원주시의회 행정복지위 부위원장

원주시의회의 역할

원주시의회는 올해 6월 무장애 도시계획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9명의 의원들이 활동 중이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시위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다. 비장애인이라 할지라도 고령이 되면 누구나 교통약자가 될 수 있음에도 이동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단순히 장애인 당사자의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문제해결과 동시에 무장애도시 확산을 위한 지자체의 정책방향성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자 무장애도시조성을 위한 조례를 재정하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수희 기자  nmpr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