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구동에서 C빵집을 운영하는 최대영(가명) 씨는 재료비와 인건비가 지속해서 상승하자 고민에 빠졌다. 설탕·버터·우유·밀가루 등 주요 재료비가 일제히 올랐지만, 빵값을 인상하기 쉽지 않아서다. 최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설탕, 버터 가격이 급등하더니 지금은 두 배가 됐다"며 "전체 매출에서 재료비 비중이 40%에 육박해 그만큼 수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제과점도 마찬가지다. 단계동 D제과점은 지난해 소보로빵을 1천300원에 팔았다. 그런데 러-우 전쟁이 터지고 물가가 급등하자 단계적으로 1천800원까지 올렸다.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는데 손님이 크게 줄어 가계 운영에 악재가 됐다. 최근에는 빵 재룟값이 다시 급등해 가격을 재차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식자재값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하는 우려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례로 지난달 도내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는 142.38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2%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25.8%) 이후 11년 9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밀가루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2년 2월 110.34를 기록했던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7월 140.07을 찍었다. 신선식품 업종도 물가 오름이 고통스럽다. 횟집을 운영하는 태장동 B 씨는 "인건비와 운송비가 오른 탓에 동해, 남해에서 공수하는 해산물 가격이 크게 뛴 상황"이라며 "양을 조금씩 줄여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데 이마저도 얼마 못 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주류,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올라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제품의 평균 출고가를 6.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구체적인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상승요인은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다. 우유 가격은 이번 달부터 3~6% 오른 상태다. 

한편, 지난달 강원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4.26(2020년 100)으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4.0% 뛰었는데 식품 물가와 식품이외물가 모두 4.0% 이상 뛰어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사과(44.0%), 토마토(19.3%), 닭고기(13.8%) 등에서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고 서비스부문은 시내버스료(22.9%), 보험서비스료(12.9%) 등의 인상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