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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여성 최초 검도 7단 김선미 사범

"힘든 순간에도 운동 놓지 않았어요" 김윤혜 기자l승인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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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 몸짓으로 죽도를 휘두르는 여성이 있다. 호구 틈으로 비치는 눈동자엔 총기가 가득하고 오랜 세월 검을 잡았음을 증명하듯 손엔 두툼한 굳은살이 박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여성 최초로 검도 7단에 오른 '김선미(53) 교사 7단'은 명성에 어울리게 우렁찬 기합을 내지른다.

검도는 높은 단수로 승단하기 위해선 실력은 물론 경력 또한 뒷받침되어야 한다. 7단은 6단으로 승단한 뒤 6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만 승급심사 기회가 주어질뿐더러 현재 전국에서 검도 7단인 여성은 10% 내외이다. 아직 검도 8단 여성이 없어 국내 여성 중 가장 높은 단수라고 볼 수 있다.

올해로 약 30년째 검을 잡아 여성지도교사로 활동 중인 김 사범은 현재의 강인한 모습과 달리 약한 몸을 타고 태어나 병치레가 잦았다고 한다. 심지어 중·고교 시절엔 결핵을 앓아 몇 년간 약을 먹으며 치료를 해야 했다.

원주의료원 매점에서 근무하다 TV에서 우연히 검도를 접했다. 그 순간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강한 끌림과 함께 치악체육관에 방문했고, 그곳에서 원주중앙검도장 김영기 관장을 만났다.

결핵과 허약한 체질 등 건강을 개선하고 싶었던 김 사범은 김영기 관장과의 인연을 계기로 검도를 시작했다. 당시 어머니 병간호로 인해 근무 중인 매점 근무시간에 고민이 많았던 차에 비교적 외출이 자유로운 검도장에 취직해 사범직에 도전한 것이다.

김 사범은 "검도를 처음 시작할 93년도 당시엔 도내에 여성 사범이 없었고, 최초의 강원 여성 사범이 되겠다는 목표로 검을 잡게 됐다"라며 "당시 어머니 병원비 등 힘듦이 많았는데 김영기 관장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렸을 때부터 좌측 귀가 들리지 않았다. 그 탓에 학창 시절부터 '일부로 말을 무시한다' 혹은 '예의가 없다' 등의 오해와 악담을 줄곧 들어왔다. 그러나 검도는 종목 특성상 큰 목소리로 기합을 외치고 소통하는 덕에 귀가 들리지 않아 생겼던 불편과 마음고생이 적어 천직을 만난 것처럼 기뻤다고 한다.

검도에 완전히 매료된 계기는 등산이었다. 검도를 시작하고 6개월가량 지났을 무렵, 산악회와 인연이 닿아 함께 등산을 하게 됐다. 타고나길 약한 몸과 폐활량 탓에 자신이 없었고, 분명 남들보다 뒤처지고 고통스러울 거란 우려가 앞섰다. 그러나 아무리 산을 타도 숨이 크게 차질 않고 심지어 몇몇 사람들보다 앞서나가는 자신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검도를 하면 폐활량과 체력이 늘어날 수 있는 동작과 훈련이 많다"라며 "평생 고민이었던 건강이 나아짐을 느끼고 더더욱 검도에 매진해 힘든 순간에도 늘 행복하게 운동해왔다"라고 말했다.

도내에서 여성 최초로 검도 7단이 된 것도 장려할 일이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는 10번의 실패 이후 11번째 도전한 승급심사에서 승단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또한, 오전 성인반 수업을 시작으로 오후10시까지 쉬지 않고 수업이 이어지는 등 몰아치는 일과를 매일 수행하며 틈틈이 오전과 오후, 주말마다 시간을 쪼개 성실히 훈련과 연구를 해 주변인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오뚜기' 같다는 평과 함께 귀감이 되고 있다.

승급심사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지도하는 아이들의 세계대회 전통무예 시연과 여성 사범 연무 준비 등을 도맡아 했고, 오랜 훈련 탓에 손목터널증후군과 건초염 등을 앓아 올해만 2차례 이상 손목 수술을 받았다.

김 사범은 "수술로 인해 손을 못 쓸 땐 하체 위주 훈련을 했고, 10번째 승급심사 실패에선 솔직히 심리적인 실망감과 좌절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11번째에서 7단이 돼 기쁘다"라며 "주변에서 저를 지켜본 분들과 여성 검도인들이 연락으로 그간 고생했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줄 때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그는 추후 목표를 세우고 있다. 7단이 됐으니 사범직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들리지 않는 귀와 결핵으로 겪었던 차별 등을 토대로 현재 검도장에 다니는 장애아동들에게 정서적 지지와 검도를 통한 강인한 마음가짐을 제공하고, 여성지도교사로서 성적접촉 등을 이유로 운동을 꺼리는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 말했다.


김윤혜 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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