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를 계절별로 분산 개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에서 열리는 지역축제의 약 80%가 가을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결과 올해 원주에서 열리는 지역축제 50여 개 중 약 40개가 가을에 개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에는 6개 동에서 체육대회·걷기대회를 개최했다. 게다가 같은 날 반려동물 문화행사가 열리고, 원주 독서대전과 제1회 국화전시회가 개막했다. 오는 21일에는 8개 면·동에서 체육대회·걷기대회를 연다. 

 오는 28일에는 원주시에서 주최하는 주요 행사가 몰려있다. 원주국제걷기대회, 2023 원주 만두축제, 치악산 배축제, 동화마을수목원 가을축제가 28일 또는 28일 전후해 개최된다. 원주국제걷기대회에 참가해 가을 들녘을 걷고 난 뒤 만두축제, 치악산 배축제, 동화마을수목원 가을축제를 모두 방문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이다. 애써 준비한 축제에 방문객이 적다면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도 맥이 빠질 것이다. 주요 행사에 참가해 얼굴을 비춰야 하는 기관장이나 정치인들은 가을에 집중된 축제 일정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2020년 초에 시작된 코로나19가 작년까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지난 3년간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문화행사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욕구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가을은 축제를 열기에 적합한 날씨이다 보니 올가을 축제일이 중복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도 축제를 분산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원강수 시장은 지난달 간부회의에서 가을에 열리는 일부 축제의 상반기 개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문제는 원주시에서 축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주관부서가 없다 보니 축제 일정이 중복되는 현상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민간에서 주도하는 축제는 조율이 더욱 어렵다. 

 현실적인 대안은 원주시가 축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다. 원주시가 주최·주관하는 축제는 물론 민간에서 개최하는 대부분의 축제는 강원특별자치도나 원주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한다. 대부분 세금으로 진행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축제의 효율적 운영 및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5개 읍면동별로 개최하는 체육대회·걷기대회도 원주시에서 일정을 관장할 수 있다. 

 지역축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고취해 공동체 의식 함양에 효과적이다. 지역 정체성 형성에도 기여해 지역 공동체 발전에 순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정이 중복돼 효과가 저감된다면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지역축제가 지속 늘어나는 것도 검토해볼 문제이다. 예산과 행정력이 분산돼 축제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성격이 중복되는 지역축제는 과감하게 통합하는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