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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수상자 황일용 씨

"주위 행복이 제 행복이더라고요" 지극정성으로 47년 시어머니 봉양…노인 권익보호 앞장 임유리 시민기자l승인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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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동에서 47년째 96세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황일용(72) 씨는 지난 21년도 아산상의 효행가족상 부문 수상자이다. 아산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봉사, 나눔, 효행을 실천하는 이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상이다. 그녀는 2016년도 어버이날 기념식에서도 효행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황 씨는 결혼 후 10년간 시할머니도 함께 모시며 살며 2년 정도는 시할머니의 대소변도 받아낼 정도로 시어른들을 정성껏 모셨다. 47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시어머니를 모시며 안방도 한번 차지해 본적 없지만 기쁘게 내어드리는 효부이다. 결혼 초에는 사촌 시동생까지 12년을 함께 살며 우체국과 전화국에서 '워킹맘'으로 일했다.

 결혼 직전에는 공무원 월급을 3년간 모아 생활이 어려워졌던 부모님의 집을 마련해주고 결혼을 했다. 유복하게 잘 살던 친정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워졌던 시기에도 비관하지 않고 열심히 살며 이뤄낸 결과다. 집을 마련하고 동생들의 대학학비 지원까지 '똑순이'처럼 해내고 직장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시어른들을 모시고 가족들을 돌보는 일까지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지만 지금은 즐거운 추억이 되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함께 살던 사촌시동생이 잘 살고 있으며 여전히 좋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며 덧붙였다. 주위 사람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으로 산다.

 황 씨는 "시어머님이 미수 때는 머리가 백발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검은 머리가 다시 나셨어요. 100살은 거뜬히 넘기실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시모의 환갑, 칠순, 미수까지 모두 황씨의 손으로 직접 치렀다. 얼마전에는 황씨도 칠순을 맞이해 아들과 며느리들이 정성껏 차려주었다며 칠순 당시의 사진을 꺼냈다. 자신이 시모에게 했던 것을 그대로 돌려받고 가족의 즐거운 가풍으로 남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황 씨도 70대라 류마티스 등으로 마디 통증이 있는데다 하는 일이 워낙 많아 손톱은 푸석하고 손은 부어있다. 영양제를 챙겨 복용하며 쉬어도 좋을 나이다. 이제 시모의 목욕도 전문요양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본인의 건강도 적신호가 왔다. 고령의 나이에 시모의 목욕을 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몸에도 이상이 생겼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주는 류마티스라는 병을 얻게 됐다. 설상가상 점점 눈이 침침해 운전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모와 남편의 발이 되어주는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시어머니의 목욕을 마친 요양사의 간식을 손수 만들어 대접하는 일까지도 잊지 않는다. 1살 차이인 요양사가 너무 고마운 나머지 마음으로 차려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평생 낮잠이라곤 자본 적이 없어요"라며 여전히 부지런한 일상을 유지한다. 오전에 남편과 함께 손수 농사도 짓는다. 직접 지은 농산물들을 상에 올리기도 하며 1년에 7번씩 차리는 제사까지도 푸짐하게 정성껏 차려낸다.

 이렇게 집안에 관련된 일들만 하기에도 벅차다 말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황일용씨는 밖에서도 분주한 일상을 보낸다. 경로당 회장이었던 시모에 이어 회장직을 맡고 통장으로도 봉사하며 노인의 권익보호에도 앞장섰다. 지하에 자리하고 있어 노인들이 드나들기 불편한데다 좁고 습해 열악한 경로당을 결국 지상으로 이전시키기로 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의 '이야기할머니'로도 활동한다. 이 일을 단순히 아이들에게 도란도란 책을 읽어주는 일로 여길 수 있지만 높은 경쟁룰을 뚫고 선발된 만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냥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권씩 34개의 이야기를 외워서 들려주는 일이다. 줄을 치고 써가며 읽고 또 읽어 아이들에게 읽어줄 이야기를 준비해간다. 

 "누군가 볼 때는 잘난척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2년동안 수상한 것을 비밀로 했어요. 그리고 특별한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아요. 할 일을 했을 뿐이고 특별히 잘한 것도 없는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사는 것도 보시며 누군가는 힘을 얻거나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야기할머니도 많이 알려져서 아이들에게 더 재밌게 이야기를 들려줄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황 씨가 며느리이자 통장, 이야기할머니로써 말을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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