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ChatGPT(이하 챗GPT) 열풍이 거세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가 1억 명을 돌파했고 유료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1주일 만에 100만 명을 넘겼다.

 챗GPT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대량 텍스트 데이터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 베이스를 갖췄다. 여러 언어를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으므로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뛰어난 접근성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사용자의 필요에 맞는(개인화) 응답을 제공하기도 한다. 

 의료분야에서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95개 질문에 대한 의사와 챗GPT의 답변 중 78.6%가 챗GPT의 응답을 더 선호했다. 품질 측면에서도 의사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한 비율이 78.5%에 달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의료기기 산업에서도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의 개발과 설계, 최적화에 도움을 줘 환자 관리는 물론 진단 개선, 의료프로세스 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헬스케어 영역에서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챗GPT는 인터넷을 활용해 특정 질병에 대한 증상과 진단, 치료 등에 대한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질병에 대한 기본지식과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질병이나 응급 상황에 대해서는 챗GPT보단 의료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항상 바른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으며, 한다 하더라도 의사의 검토나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 기관 중 하나인 Kaiser Permanente의 전 CEO, Robert Pearl(MD)은 5년이나 10년 후에는 모든 의사가 이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의료분야에서 이 기술이 채택되면 향후 5년간 의료지출의 5~10% 또는 연간 2천억~3천600억달러를 절약할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런던의 민간경제연구소인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최근 칼럼 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수술 전 환자의 의료영상정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고 질병의 정도를 미리 판단하게 하거나, X-ray 혹은 CT 사진을 보여주고 환자의 골절이나 파열 상태를 진단하여 그 정확도를 개선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다. 초기에는 60% 내외의 정확도를 보였으나 최근 개선된 추가 연구와 학습을 통하여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진단과 판단으로 의사와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환자 대기시간을 더욱 감소시켜 수술 시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간단히 개인 데이터를 입력하고 원격으로 처방전 갱신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보조 임무를 수행할 뿐이지 의사의 진료를 대신한다거나 정신과 상담을 대신하는 등의 역할 전환은 시기상조일 것으로 판단된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찾아 연구한다면, 진료품질도 개선되고 의사와 환자 모두 만족을 얻을 것이다. 원주 의료기기산업도 챗GPT의 무한한 잠재력을 인지하고 그에 걸맞는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