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현재 태장2동에 거주 중이다. 태장2동은 흥양천이 흐르고 하천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있어, 초저녁 조깅이나 산책을 하기도 좋다. 마트와 카페도 여럿 조성돼 삶에 큰 불편이 없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그런데 몇가지 불편이 있다. 바로 '교통'과 '치안'이다. 태장2동은 단계동, 무실동 등 번화한 동네와 거리가 있다. 마실이나 편의점 등 간단한 외출을 제외하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자가용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을 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곤 한다.

 태장2동 내 타 아파트 단지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안원주어반파크아파트나 주공아파트 등 태봉초교 인근 아파트 단지엔 버스가 잘 오지 않는다. 시내버스 중 6번과 7번, 41번 등 소수 버스 노선을 제외하곤 아파트 단지 가까이 운행되는 노선이 없다. 이마저도 태장2동과 비교적 가까운 단계동에서 타도 20~30분 이상은 버스를 타야 하고, 9시 이후 늦은 시간엔 운행되는 버스가 적다. 늦은 시간 버스를 타야만 하는 고등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불편이 크다.

 따라서 다른 노선버스를 탄 뒤 바다약국 인근에 있는 태장2동 정류소나 정암아파트 등에 내려 걸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파트 단지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며, 노선을 바꾸기 위해선 고려하고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은 것을 안다.

 도보 10~15분도 이해 못 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은 적을 것이다. 문제는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이 꽤 무섭다는 점이다. 특히 태장2동이나 북원중학교 정류소에서 주공아파트, 이안아파트 쪽 거주지로 이동하는 골목거리는 체감상 가로등이 적어 공포스럽다.

 최근 묻지마살인, 칼부림 등 밤낮을 가리지 않는 범죄가 속출하고 있어, 해당 골목을 걸을 땐 어쩔 수 없이 긴장을 하곤 한다. 해당 거리는 어둡고 번화하지 못해 왕래하는 사람도 적다. 필자 또한 너무 늦은 저녁 시간엔 버스를 타고 내려 해당 골목을 지나는 것이 꺼려져 택시를 이용하거나,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하천-원마트 큰 거리 쪽으로 쭉 돌아 귀가하고 있다. 만일 그 거리를 걷는 날엔 친구, 지인과 통화를 하며 뛰듯이 골목을 벗어나곤 한다.

 필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태장2동에 거주하며 해당 골목을 수없이 왕래했지만,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골목은 여전히 음산하다. 원주투데이 기사를 보면 태장2동 도시재생 예비사업 일환으로 큰나무유치원 쪽 거리에 조명을 설치한다는데, 고작 500m 구간 골목을 개선한다고 태장2동 주민들의 공포가 해결될진 의문이다. 공포를 느끼는 구간이 고작 500m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체 골목을 많은 사업비를 들여 휘황찬란 예쁘고 멋진 조명으로 채워달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가로등 개수가 늘어나거나 음산한 분위기가 개선되길 희망한다. 많은 주민이 두려움을 느끼는 골목길의 가로등 개수를 늘려달라는 청이 혹여나 욕심으로 느껴진다면, 할 말이 없다.

 태장2동은 집값이 비교적 저렴해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가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아동시설, 유치원 등도 있다. 필자는 고등학교를 타 동네로 다녀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 버스를 타야만 했다. 해당 골목을 다닐 때마다 무섭고 긴장됐다. 그런데 그 감정을 지금도 똑같이 느끼며 귀가를 한다.

 세상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범죄가 남녀·시간·장소 불문하고 마구잡이로 발생하고 있다. 원주는 안전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니 '어둡고 음산해서' 통행하기 무서운 장소는 점차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김은정(가명, 태장2동 주민)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