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적으로 수십조 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면서 원주시 살림도 팍팍해질 전망이다. 줄어든 국세 수입에 따라 지방교부세도 감소하기 때문. 900억 원대의 지방교부세 삭감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가 당초 예상한 금년도 국세 수입 규모는 400조5천억 원. 그런데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하면서 실질 국세 수입은 341조4천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글로벌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법인세 세수가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며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도 예상했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세 수입이 감소하면 세수와 연동한 지방교부세도 감액된다는 점이다. 당초 원주시가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지방교부세는 5천756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지금은 당초 대비 928억 원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보통교부세는 878억 원, 부동산교부세는 49억 원 감소해 총 928억 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난달(9월)부터 교부세가 감액돼서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전에 나라살림연구소에서 국세 수입 감소에 따라 원주시 몫의 교부세가 567억 원 줄 것으로 전망(본보 7월 24일 15면)하자, 원주시는 지난 2회 추경에 333억 원을 감액한 예산을 편성했다. 그런데 교부세감소 전망치가 이보다 큰 928억 원에 달하면서 3회 추경을 통해 추가 교부세 감액에 따른 재원 보전을 추진할 것이라 했다.

시 관계자는 "지방교부세 감액에 따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556억 원을 활용할 계획"이라면서도 "불가피하게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이나 이월예산 등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할 것"이라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본예산도 국세 수입 펑크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원주시는 2024년도 본예산 편성 규모를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기재부가 내년도 국세수입이 올해 대비 22조9천억 원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주시 본예산도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태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 우선순위를 배정할 것이라 했다. 신규사업은 최소화하는 대신 경제활성화나 시민안전, 건강에 관련된 사업 중심으로 곳간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민 체감 효과가 떨어지거나 일몰되는 사업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수 감소에 국비 지원사업 차질
국세 수입 감소는 지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국비 지원을 받는 다수 사업이 그렇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농업 분야다. 정부는 내년도 본예산안에 귀농·귀촌 유치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올해 212억 원을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77억 원을 감액한 것. 재정이 열악한 원주시 농업 예산으로는 삭감된 국비 예산을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년 편성되던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예산은 아예 전액 삭감됐다. 농촌체험휴양마을 사무장 인건비 지원도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는 국비와 지방비, 자부담 등으로 매월 204만 원(1인 기준)을 지원했는데 내년부터는 국비 지원이 끊기게 된 것. 원주시는 도비와 함께 인건비 지원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원 규모는 10명에서 5명으로 줄 것으로 보인다. 

(사)원주시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관계자는 "농촌체험 휴양마을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예산 지원을 중단하면 그간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국비로 진행됐던 지능형 교통체계(ITS)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버스정보시스템(BIS)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시민 교통편의를 증진해 왔는데 관련 국비가 전액 삭감된 것. 원주시가 줄어든 예산만큼 시비를 충당할 방침이지만 빠듯한 시 재정상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