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유형문화재 154호 안심사판 옥추보경.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인쇄 문화의 꽃-동아시아 고판화 명품 특별전'를 개최한다.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고판화의 아름다움과 디자인적 특성을 알리기 위한 기획으로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6천여 점 중 고서, 고판목, 대형 고판화 등 70여 점을 선별해 장르별로 선보인다. 

1부 삽화판화에서는 도교 판화의 압권인 옥추보경 등 강원도 지정문화재 7건을 비롯해 조선시대 최고의 판화인 '오륜행실도' 목판, 원주 대표 인물로 고구마를 가져온 조엄(1719~1777)이 그려진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전적류를 전시한다. 또한, 조선시대 화가들과 선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중국의 다양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2부 예술판화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꼽히는 한국 '치성광여래도', 중국 금릉각경처가 판각한 '관음보살도' 대형 판화, 고려불화를 모본으로 판각한 일본의 '오백나한도' 대형 목판화 등 불화판화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문장이 새겨진 '관경만다라 채색판화'까지 다양한 대형 종교판화를 볼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의 민화 판화와 화조, 초충도 등 년화판화들이 소개되며, 새롭게 수집한 중국의 '복'자 문자도를 비롯해 일본 '후지산 36경' 등 우키요에 판화, 티베트 '라싸전경도' 등도 눈여겨 볼 작품들이다. 

▲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학 태극기 목판.

3부 문양판화에서는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멋을 실천했던 조선시대 능화판과 조선 선비들이 사랑했던 청나라 시전지 및 자신이 직접 새겨 사용한 조선의 시전지, 조선과 청나라의 문자도 판화가 소개된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이번 전시는 1천여 년 전부터 20세기 초까지 망라된 동아시아 고판화의 주요 흐름을 풀어내고자 했다"며 "개관 이후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국내외에서 60여 차례 실시된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특별전을 총 결산하는 전시회"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가 시작되는 22일과 23일은 세계적인 고판화학자인 중국 조우신혜 전 북경수도도서관 부관장을 비롯해 일본, 베트남, 한국 동아시아 고판화 전문가들이 모여 고판화박물관의 소장품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고판화박물관의 주요 성과로는 보물 지정 신청된 고려문집 제정집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학 태극기 목판 등 2건이 문화재청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북경시 연산출판사와 한국고판화박물관장품집 발간 계약체결을 맺는 등 고판화 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