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이 크게 올라 추석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물가정보에서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추석 성수품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난 것.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10만 원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9천 원, 대형마트는 40만3천28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9천 원(3%), 7천990원(2%) 오른 액수였다. 전체 차례상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올 설에 이어 이번 추석 물가 또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추석 때 가격 상승의 주범이었던 채소류는 올해 크게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쌀과 밤은 생산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올랐다. 올해 가격변화가 크지 않던 수산물과 공산품에서도 소폭 가격이 상승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오른 것은 과일이었다. 올해 초 냉해와 우박 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았고 이른 장마로 착과율(과실나무에 과일이 열리는 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과 가격은 전년의 30% 이상 급등했다.

일례로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제수용 사과(홍로·3개)는 1만5천 원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2만 원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견과류(밤) 역시 악천후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후 가격대가 안정되고 나서 성수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주요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역대 최대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발표된 '추석 민생안전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추석 3주간(9.7.~27.)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 톤가량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역시 최대 67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기로 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석 연휴(9.28.~10.1.)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기차표 할인, 관광 숙박 쿠폰 확대, 주차장 무료 개방 등도 시행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