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청사.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지난 11일 한국여성수련원장 인사청문회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도의원이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원주·춘천여성민우회는 다음날 즉각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들의 발언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서 김기홍 도의원(원주3·국민의힘)은 “모성이 부성이랑은 차이점이 있다”라고 전제한 뒤 “사람을 동물과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대부분 봐도 새끼를 돌보고 이런 것은 여성들이 본능적으로 많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도 여성이 더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이 남성의 문화를 알아야 하고, 남성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라며 “남성들은 군대라는 틀을 빠져나오면 정형화되는 부분이 있다. 속된 말로 남자들이 편하니까 남자를 데리고 일을 한다든지…여성도 그런 문화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박호균 도의원(강릉1·국민의힘)은 “한국여성수련원에서 팔로우하는 단체 중 페미니즘을 강조하는 단체가 굉장히 많은데, 여성단체연합 같은 경우에는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군 가산점제를 반대하고, 산하기관인 민우회도 마찬가지로 메갈, 워마드 등 남혐을 조장하는 단체”라며 “한국여성수련원 공식 SNS 계정이 이런 성향의 단체들과 팔로잉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원주·춘천여성민우회는 이들 외에도 군 가산점제와 관련해 “젠더 갈등과 관련된 말”이라고 발언한 박기영 도의원(춘천3·국민의힘)의 인식도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며, “양성평등을 외치지만 편향된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말한 박대현 도의원(화천·국민의힘)의 발언은 여성들이 매일 실감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사고의 일천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원주·춘천여성민우회는 공동성명서에서 “155만 강원도민을 대표해 민의를 전달해야 하는 일부 도의원들의 한심한 젠더 의식 수준에 경악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라며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여성단체에 대한 심각한 왜곡은 여성과 성평등에 대한 후퇴이며, 이런 도의원들에게 강원특별자치도 의정을 맡겨도 되는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기홍 도의원의 발언에 대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성평등 정책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고, 과연 워킹 맘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남성 육아와 관련한 어떤 법을 제안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박호균 의원을 향해서는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관점의 젠더 불평등에 개선을 요구하는 민우회의 목소리가 어떻게 남성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한 뒤 “남녀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공격 소재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무엇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원주·춘천여성민우회는 ▷성차별적 발언과 인식에 대해 강원특별자치도의회의 책임 있는 대책 ▷성차별 발언을 자행한 도의원의 폄훼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도의원을 대상으로 성인지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