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열린 원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원주시의회가 영화 '치악산'의 개봉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지난 4일 열린 제24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의회는 심영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주시와 치악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영화 '치악산' 개봉 중단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영화 '치악산'은 허구 괴담인 '18토막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배경이 된 국립공원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해 원주시와 치악산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지역 사회단체에서 개봉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르고 있다. 시의회는 건의안에서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개봉을 강행한다는 것은 영화제작사가 돈벌이에만 급급해 자극적이며 저급한 홍보수단으로 치악산을 생각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치악산 농특산물을 생산하는 관내 농업인 3만여 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천년고찰 구룡사의 이미지 훼손 및 구룡사를 방문하는 연간 20만 명의 관광객과 신도 1만여 명을 불안에 떨게 만들 것"이라며 "치악산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원주는 물론 국가적으로 손실이 야기되기 때문에 영화 '치악산'의 개봉 중단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시의회는 원용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 일대 양돈단지 악취관리지역 지정 건의안'을 채택하고, 소초면 평장리 양돈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강원특별자치도에 건의했다. 평장리 2만4천300㎡에는 양돈농가 3곳과 퇴비공장이 있다. 돈사 51동에서 2만1천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고, 매일 35톤의 돈분이 배출될 뿐만 아니라 돈분으로 비료를 생산하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실정이다. 지난 5년간 악취로 인한 민원은 144건에 이른다. 

원주시는 작년 10월 평장리 돈사밀집구역 29필지에 대해 '악취관리지역 지정 신청서'를 강원특별자치도에 제출했고, 현재 검토 중이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무창돈사'라는 악취확산방지시설을 갖추면 현저하게 악취를 줄일 수 있지만 양돈농가는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시설개선을 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신원리·유운리 일대 주민들도 수십 년 넘게 양돈농강의 악취 문제로 고충을 겪다 2018년 3월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이후 양돈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시설개선을 하고, 매년 허용기준치 준수 여부를 확인받으면서 민원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은 "치악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과 자연경관 덕분에 최적의 주거지역과 관광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악취로 인해 불편은 물론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라며 "조속히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박한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다자녀 가정 공직자 인사우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공직사회부터 다자녀 공직자에 대한 인사우대 정책을 도입해 출산 장려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시켜 저출산 위기 극복에 앞장서자는 내용의 건의안이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원주시 공무원 1천920명 중 한 명의 자녀를 둔 공무원은 441명(22.9%), 두 자녀는 684명(35.6%)인 반면 세 자녀 이상 공무원은 89명(4.6%)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자녀 출산 공무원에게 근무성적평정 실적가점을 부여하고,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공무원에게는 승진·전보 등에서 우대하는 인사·복무제도가 도입된다면 출산율 증대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아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하위직 청년 공무원 처우개선 촉구 건의안'도 이날 채택했다. 작년 1년간 5년 차 이하 하위직 공무원 1만3천여 명이 공직사회를 떠나는 등 하위직 청년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원주시도 최근 5년간 8급 공무원 30명, 9급 공무원 41명 등 71명이 과도한 업무와 저임금 등의 사유로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하위직 공무원 보수의 근본적·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기 위해 물가인상률에 부합하는 물가연동제 도입과 '하후상박' 원칙을 적용한 임금체계 개편을 촉구하는 한편 ▷공무원보수위원회 규정을 총리령 이상으로 법제화해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