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지리했던 장마가 지나가고 또다시 전례 없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른들 피부질환도 다양하지만 주로 여름철 소아나 영유아의 피부에 잘 발생하는 얕은 화농성 감염 즉 농가진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농가진은 물집 농가진과 비수포 농가진(접촉전염 농가진)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황색 포도알균이 주 원인균이다.

 물집 농가진은 신생아에서 주로 발생하며 무력증, 발열,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소수포)으로 시작되어 큰 물집으로 빠르게 번져가며, 쉽게 터지나 두꺼운 딱지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패혈증이나 폐렴 수막염이 급속히 동반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기후가 따뜻한 곳에서 생기기도 하는데 겨드랑이, 샅고랑, 손에 발생하고 두피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농가진의 70% 정도는 접촉전염 농가진으로 처음에는 작은 반점 또는 잔물집으로 시작되어 농포(고름집) 또는 물집으로 변하고, 터지면 맑은 분비물이 나오는데 마르면 황갈색 딱지를 형성한다. 딱지는 설탕물이 말라 붙은 것 같은 모양을 띤다. 때로 중심부에는 딱지가 앉고 가장자리에는 고름이나 물집이 테를 두른 듯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얼굴, 특히 코와 입 주위, 팔다리에 잘 생기며 가끔 림프선이 붓는 종창을 동반하기도 한다. 학령기 이전의 소아에 잘 발생하고 전염력이 매우 강해 쉽게 전염된다. 팔, 다리, 얼굴, 몸통 어디에나 발생하고 가려워서 자주 긁게 되고 이 때문에 신체 여러 부위로 전염돼 새로운 병소가 계속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전신 증상은 없으나 심하면 전신쇠약, 고열,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농가진은 임상적인 특징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건강한 환자이고 증상이 경미하거나 수가 적고, 전신 증상이 없는 경우 병소를 깨끗이 씻고 소독하며 딱지를 제거하고 국소치료제로 항생제 연고를 발라준다.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병변이 많고 자꾸 번져나가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한다.

 접촉전염 농가진은 대부분 2주 내에 자연 치유된다. 항상 피부를 청결히 유지하며 감염되지 않도록 하고, 농가진이 발생하면 유치원 등에 가지 말아야 하고, 옷이나 수건 등을 분리 소독한다. 항생제를 복용 24시간 후 새로운 병변이 더 이상 생기지 않으면 전염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김상동 닥터스킨피부과 원장/ 피부과전문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