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방송에서 민선8기 출범 1년을 맞아 도 내 18개 시·군의회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하였다. 의원들을 위한 특별혜택이 수두룩하다고 하면서 대표적으로'단체복 구입'과 '호텔 송년회'를 지적하였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들여다봤다.

 먼저, 단체복 구입 관련이다. 강원특별자치도 도·시·군의원들이 민선 8기 출범을 기념해 한마음 대제전을 개최했다. 시·군별의회는 행사 참석을 위해 단체복을 맞추어 입었다고 한다. 하지만 단체의 단합과 통일성을 위해 단체복을 구입한 것을 뭐라할 수는 없다. 단체복 금액이 한 벌에 20만~30만 원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한 번 입고 버릴 것이 아니라, 다른 행사나 의정활동시 입을 수도 있기에 지나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은 호텔 송년회이다. 원주시의회는 9대 원주시의회 개원 행사를 외부(웨딩홀)에서 개최했고, 송년 행사를 호텔에서 개최했다. 원주시의회는 그동안 개원 행사(당선 직후 4년에 한 번), 송년회 행사처럼 의회, 집행부, 관계 기관 등 외부 인사를 초청하는 규모 있는 행사는 외부에서 개최해왔다.

 행사와 식사를 겸하려면 웨딩홀이나 호텔에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시의회뿐 아니라 기관·단체나 기업들도 그렇게 한다. 때문에 호텔이나 웨딩홀에서 행사도 지적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단체복 구입과 관련해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매년 단체복을 구입하고,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바꿔 입는 의원들도 있다는 점이다. 시의원의 임기는 4년이다. 4년마다 새로 선출된 의원들의 단합을 위하여 단체복을 구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구입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단체복을 구입하는 기관이나 단체들 중 해마다 단체복을 구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단체복은 말 그대로 단체 구성원들이 함께 입는 동일한 옷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른 디자인이나 다른 색상으로 바꿔 입었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개인 옷을 구입해 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주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도 단체복을 구입한다고 한다. 예산이 책정되어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이 책정되었다고 무조건 집행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원주시의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

 위와 같은 세금 낭비 지적은 해마다 계속돼 왔다.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시의회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이 있는듯 하다. 의원들은 4년마다 새로 선출되고 의회 사무에 관해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기에 관행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의회 직원들은 의원들이 문제 제기하지 않으면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난 2022년부터 시의회 직원의 임면권이 자치단체장에서 의장에게로 넘어왔다. 따라서 의회 행정도 관행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해봐야 한다. 또한, 시의회를 감시하는 곳은 현실적으로 언론밖에 없다. 때문에 언론의 지적을 외면하거나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또한, 원주시의회는 예산집행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때문에 예산 집행에 있어 집행부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예산낭비를 막으려면 "내 돈이면 이렇게 사용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반면, 원주시의회가 회의서류를 전자시스템으로 변경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수많은 회의에서 사용되는 자료들을 볼 때마다 종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가급적 용지 사용을 지양한다고 한다. 또한, 의회 모임방 현수막을 전자현수막으로 변경한 것도 고무적이다. 쓰레기를 줄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주시의회 선진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시의회 사무행정시스템인 '새올시스템' 접속 권한을 시의원들에게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직원만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자료가 필요하면 직원들에게 요청해야 하지만 의원들도 접속할 수 있으면 직원에게 요청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의원들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위해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공주 시민논객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