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문제는 정치적이다. 정치적인데 정치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생존 문제로 바뀌었다. 그 결과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우리 국토는 비만을 넘어 중증 환자가 되어 비상상황에 처해 있다. 전체인구의 50%를 넘는 비상상황에서야 정부가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법제도 기반도 미비한 상황에서 2021년 매년 1조원 기금을 출연해 지방소멸대응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현재 해당 농촌에는 기초자치단체별로 지방소멸대응계획을 세워 매년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원주는 지방소멸대상지역이 아니다. 축하할 일 같지만 그게 아니다. 원주기업도시가 지정면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원주기업도시가 지정면 내 농촌대우를 받으며 생긴 문제다. 원주 발전의 상징인 기업도시가 다른 읍면을 착취하는 관계다. 때문에 원주기업도시 동전환은 원주 농촌문제해결을 위한 출발점이다.

 잘 알다시피 원주는 도·농복합도시다. 1995년 원성군 읍면이 원주시로 통합되어 도농복합시로 탈바꿈 했다. 원주시 발전은 광역교통체계 개선과 맥을 같이 한다.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과 우산·문막공단이 활성화되면서 발전해왔다. 30여년 전 지방자치가 본격화되면서 원주는 신성장동력을 의료기기산업에서 찾았다. 기업도시는 의료기기산업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그 결과 원성군의 핵심지역이었던 문막읍(18,022명)이 이젠 기업도시로 지정면(29,442명)보다 인구가 만천 명이나 적다. 

 도농복합도시 원주시 탄생은 졸속통합이었다. 당시 도농분리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었다. 심지어 농촌 읍면에 통합 전보다 예산배정이 안되니 독립회계운영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30여년간 농촌 읍면에 대한 예산배정과 농촌농업을 살리기 위한 의지는 약했다.

 인근 횡성과 비교해 횡성한우와 같은 브랜드도 없어 같은 한우면서 치악산한우는 그 브랜드 가치가 뒤떨어져 있다. 나머지 대표 농산물에 대한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기업도시 동전환이 늦어지면서 지방소멸기금혜택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매년 몇백억의 국가 예산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도시만 놓고 봐도 반곡관설, 단구, 무실동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 원주관내에서 다른 지역보다 더 도시적이다. 수도권의 신도시와 같다. 그런데 지정면에 속한 농촌지역으로 남아 있다. 동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제시가 이미 있었다. 그렇지만 기업도시주민들의 반대로 원주시는 시도조차 못했다. 기업도시 주민 중 초·중학교 학부모들은 농촌전형특례를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가칭 기업고등학교가 2025년도에 개교하게 되면서 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농촌전형특례를 수도권 많은 대학들이 채택하고 있어서 아마 기업도시 대입 예정 학생들이 그 혜택을 받게 될 수도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특례는 학급수가 2학급 미만일 경우 인정된다. 10개 학급 규모로 기업고등학교 학생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한 특례가 인정된다해도 원주기업도시는 균형발전과 포용성장 차원에서 동전환되어야 농촌이 생존할 수 있다.

 지금 원주시는 손을 놓고 있다. 공단중심 제조업이 발전한 문막, 소금산밸리 투자로 혜택을 보고 있는 지정면,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부론만 국가협약사업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머지 면들은 일상적인 행정차원의 지원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면들에 대한 소멸대응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농촌에 대한 계획도 전략도 없으면서 기업도시를 지정면 농촌에 속하도록 두는 것은 일종에 방임 행위다. 이해관계자들이 고발하면 위법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원주 읍면 농촌 소멸문제 출발점인 기업도시 동전환을 서두르자. 어려움에 처한 농촌문제 해결책을 찾자. 더 빨리 서둘러야 한다.

김주원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