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기사를 보면 원주시 청년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출산율과 사망률도 대표적인 인구 문제지만, 지역 내 청년 존재 여부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시골 쥐와 서울 쥐. 지방에서 나고 자라 거주 중인 청소년·청년 등 젊은이들은 누구나 서울살이를 한 번쯤 꿈꾼다. 그들의 부모님 또한 성공의 기준이 서울에 있는 대학과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바라고 있다. 난다긴다하는 인재들은 당연히 수도권으로 향하고 대기업 등 가고픈 직장 또한 서울 등 수도권에 조성돼 있다.

 그렇지만 원주도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있고, 촌이라고 볼 법한 시골 동네도 왕왕하지만, 결코 '시골'이라고 볼 순 없다. 인구는 36만 명이 넘어섰고,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다른 지역으로 향할 수 있는 시외 교통도 잘 뚫려있다고 느껴진다.

 청소년들은 원주권 대학은 기피하고 수도권으로 향하고 싶어 하며, 혁신도시 공기업에 취업한 또래들은 왜 원주엔 할 것이 없다며 서울에 대한 향수병이 도지는 걸까. 고등학생들도 '다른 지방대를 갈 바엔 집이랑 가까운 원주권 대학을 다니겠지만, 서울로 갈 수 있는 성적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울로 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란다. 대학은 청소년들이 의무교육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발을 딛게 되는 사회이다. 원주권 대학은 어떤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흥업에 광활히 펼쳐진 한적하고 깨끗한 공기와 드넓은 호수 정도겠다. 단계동이나 무실동 등 번화가로 가려면 30분 이상 시내버스 타야 하고, 택시 할증이 붙으면 금액이 어마무시하니 흥업에만 남아 학우 간 우정이 돈독해질 순 있겠고, 우산동 한쪽에 위치해 교내로 통하는 버스 하나 없이 서울 발끝도 못 미치는 대학가에서 항상 가는 단골 술집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겠다.

 서울로 대학 간 친구에게 연락해 뭐하냐고 물어보면 시원한 지하철 타고 연극이나 뮤지컬 등 문화생활을 즐긴 뒤 번화한 대학가에 가서 술 한잔할 거라는 말에, 생활 쓰레기가 여기저기 쌓인 후미진 골목길에 있는 좁은 자취방에 누워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도 있다. 싸이 흠뻑쇼 같은 대형 문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흠뻑쇼가 원주에서?'라는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은 듯한 감탄사만 뱉으며….

 반짝거리는 수도권 생활에 환상을 갖고 공부한 청춘들이 원주에 오고 싶지 않은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원주엔 상가 공실률은 높지만 혁신도시도 있고, 태장동에서 버스 한 번 갈아타면 1시간 정도 걸리는 기업도시가 있음에도 말이다. 길거리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노래해주는 예술인들도 매주 있는데 도대체 왜 청년들은 원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원주에 청년들이 남아야 한다며, 고향을 두고 가는 건 문제라며 혀를 차는 분들의 자식은 서울로 대학을 가거나 타지, 심지어 해외로 떠나지만, 원주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원주를 버리고 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러니한 일이다. 원주시에서 청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모집한 청년정책네트워크는 발대식 이후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청년들을 위해 어떤 문제를 발굴·조사해 개선방안을 모색했으며, 어떤 의견들이 나왔을까.

 원주시청 홈페이지 검색을 통해 청년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센터 소개란은 아직 '콘텐츠 준비 중'이고, 함께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공무원들 이름은 인사변동 이후 변경됐음에도 그대로이다. 7월 중 조성한다던 원주시 청년지원센터 온라인플랫폼은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선착순 '20명'에게 우울증 치료비 지원 등도 좋지만, 실제 청년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청년 인구 유입 등을 늘리기 위해서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등을 잘 발굴해 주길 바란다.
 

전경은(가명, 태장2동)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