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전경.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은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말에 시급하지 않은 사업비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말에 무리한 집행 잔액 소진을 방지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집행 균등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러나 원주시는 작년 12월 사무관리비를 몰아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일하는 공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공직감찰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공직감찰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원주시는 작년 12월 사무용품 및 전산기기 소모품인 토너카트리지 등을 16회에 걸쳐 구입했으며, 총 구입비용은 2천500여만 원이었다. 공직감찰을 한 감사위원회는 연말에 몰아서 구입함으로써 예산 절감 노력을 소홀히 했다며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처분했다.

원주시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원사업도 부적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호흡기 질환 발생에 대비해 의료기관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도록 ‘2021년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운영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원주의료원 등 4개 의료기관으로부터 보조금 교부신청서를 제출받은 뒤 교부 결정 및 통보해야 하지만 원주시는 이러한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보조금 4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보조금시스템을 통해 입력한 중요재산에 대해 보조사업자의 취득 보고 이행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고, 보조사업자의 중요재산 취득에 대한 공시를 미이행하는 등 보조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감사위원회는 관련자에 대한 훈계 처분을 원주시 요구했다.

부설주차장 유지관리 및 지도·감독 소홀도 적발됐다. 주차장법은 부설주차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기능을 유지하지 않으면 시설물 소유자나 관리책임자에게 원상회복을 명해야 한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원상회복을 대집행 할 수 있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원주시는 부설주차장 기능을 유지하지 않은 8건에 대해 행정절차에 따라 시정명령 및 의견을 제출받은 뒤 원상회복 명령→고발→대집행 등 행정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행정조치를 통해 신속하게 원상회복되도록 원주시에 조치를 요구했다.

불법전용농지 사후조치도 마찬가지였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정기종합감사에서 원주시가 행정처분 불법전용농지 사후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현지처분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불법 전용농지 19필지 2만2천600여㎡의 원상회복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도 원상회복 명령→고발→대집행 등의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시는 건설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도 준수하지 않았다. 원주시가 발주한 ‘소초 202호(신양동)도로 확·포장공사’ 등 5건의 건설공사는 순환골재 의무사용 건설공사였다.

5건의 건설공사는 순환골재 등을 의무사용량 이상으로 사용해야 하고, 착공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사용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사업계획서 및 준공검사 전 제출해야 하는 건설폐기물 재활용실적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준공하는 등 관련 법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이를 포함해 모두 12건에 대해 원주시에 시정 및 주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