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천에 심은 코스모스가 올가을이면 이 사진처럼 장관을 이룰 것이다.

 원주시에서 원주천 둔치에 코스모스를 심었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단구동부터 태장2동까지 원주천 둔치에 코스모스를 심었다니 올가을이면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원주천 둔치 양쪽에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울렁이고, 짝을 찾는 잠자리가 맴도는 풍경이 벌써 궁금해진다. 코스모스가 만개하면 코스모스를 주제로 축제도 연다고 하니, 순수한 아름다움에 더해 흥겨운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다양한 품종의 꽃이 많은데, 코스모스를 고집한 이유이다. 지난해 개봉교 인근과 원주교 인근 둔치에 심은 해바라기는 참으로 보기가 좋았다. 일반적인 해바라기와 달리 줄기가 곧고, 꽃이 아담한 게 개량종 같았다. 직사각형 화단을 만들고 줄을 맞춰 가지런히 심은 덕분에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한참을 들여다 봤다.

 모든 꽃이 마찬가지지만 정갈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하염없이 들여다보면 꽃의 진가가 드러난다. 해바라기꽃은 어떻게 그렇게 촘촘하게 씨앗이 들어차 있는지, 인간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체험한다. 줄기는 또 얼마나 곧고 튼실한지, 땅 아래 굳건한 뿌리의 우렁찬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로아노크광장이 있던 맞은편 둔치에는 백일홍 꽃밭이 있다. 지난해 원주시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조명섭의 팬클럽 회원들이 심었다고 한다. 백일홍은 투박하면서도 근면한 느낌을 받는다. 새벽시장 맞은편에는 선비나무가 늘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무를 감싸는 형태로 나무의자도 설치해 제법 폼나는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원주천 둔치는 매우 잘 관리되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은 메마른 도심에서 실핏줄과도 같아 대대손손 보존해야 할 원주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올가을 코스모스가 가득한 원주천 풍경을 예단할 수 없어 실속 없이 들릴지 모르지만 원주천 둔치에 장미를 심었다면 어땠을까? 원주시 시화가 장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미를 심으려면 코스모스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도 돈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다년생 식물이어서 한 번 심으면 해마다 장미가 풍성한 원주천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서없이 적게 됐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꽃은 제각각이지만 그나마 이견이 적은 게 장미라고 생각한다. 원주천에 장미꽃이 가득하다면 지역단위 축제를 넘어 전국단위 축제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코스모스가 보기 좋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왕에 하는 김에 다른 품종도 검토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에 넋두리를 읊조렸다. 시 정책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측면에서는 사전에 여론을 청취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해 심을 꽃을 결정하는 것도 타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