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甲 소유의 A토지 지상에 콘크리트 건물을 신축하여 소유하다가 1987. 8. 4. A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하였으나,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에 기하여 위 지상건물의 소유를 위하여 A토지를 계속 사용하여 왔다.

 한편 A토지를 甲으로부터 취득하여 소유권자가 된 乙은 2021. 9. 甲을 상대로 위 지상건물의 철거 및 A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甲은 위 소송절차 중 지상권갱신청구와 함께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甲의 지상물매수청구는 인용될 수 있을까(단, 甲과 乙 사이에서 위 지상건물에 관한 철거특약은 없었다).

 A.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은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하였다가 매매 기타 원인으로 각각 그 소유자를 달리하게 된 경우에,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으면 건물소유자로 하여금 토지를 계속 사용하게 하려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라고 보아 건물소유자에게 관습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지상권을 말합니다.

 이 경우 건물소유자가 취득하는 법정지상권의 존속기간은 민법 제281조의 존속기간을 약정하지 아니한 경우로 보아 민법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에 의하게 됩니다(콘크리트 건물은 석조, 석회조, 연화조 또는 이와 유사한 견고한 건물에 해당하여 30년).

 한편 지상권자는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 건물이 현존한 때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고, 지상권설정자가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위 건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바(민법 제283조), 위 지상물매수청구권은 이른바 형성권으로서 권리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매매계약이 성립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 사안에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자인 甲의 지상물매수청구권 행사가 적법하려면, ① 지상권이 소멸하였을 것, ② 甲이 계약갱신청구를 하였을 것, ③ 乙이 계약갱신을 거절하였을 것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甲의 법정지상권은 30년의 존속기간이 만료한 2017. 8. 4.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지상권갱신청구는 존속기간이 만료한 후 지체 없이 행사하지 아니하면 지상권갱신청구권 역시 소멸(94다39925, 2022다306642)'하므로, 甲이 존속기간 만료 후 乙이 제기한 소송절차에서 갱신청구를 하기까지 무려 4년이 경과하였다면 甲의 갱신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분명하다 할 것이어서 적법한 갱신청구권의 행사와 지상권설정자의 갱신거절을 요건으로 하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상권 존속기간 만료 후 약 4년이 경과하여 소송절차 중 비로소 甲이 지상권갱신청구권 내지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은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법원은 甲의 주장을 배척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