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1일 정부 주관으로 열릴 예정인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는 올해로 27주년을 맞는다. 원주시에서 올해 개최하는 농업인의 날은 60주년을 맞는다. 농업인의 날 발상지인 원주에서 지난 1964년 처음 개최한 농민의 날을 농업인의 날 원년으로 삼고 있어서다. 

 농촌지도자연합회 전신인 농사개량구락부 원성군 연합회장이던 고 원홍기 선생이 농민의 날을 제안했고, 1964년 11월 11일 처음으로 농민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농민은 흙에서 태어나 흙과 더불어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자 철학을 바탕으로 흙토(土) 자가 3번 겹치는 11월 11일 11시 농민의 날 행사를 열었다. 원주쌀 토토미 명칭도 농민의 날의 근간이 된 삼토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1980년부터 원주시와 원주 농업인들은 줄기차게 정부에 농업인의 날 제정을 촉구했다. 그 결과 17년 만인 1996년 정부는 11월 11일을 농어업인의 날로 제정·공포했다. 단관근린공원에 있는 농업인의 날 제정 기념조형물은 2002년 건립했다. 기념조형물 제막식에는 이한동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당시만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기념조형물 제막식과 같은 행사에 국무총리가 참석한 사례는 드물었다. 그만큼 상징적인 행사였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관심은 거기까지였다. 원주시는 이후에도 농업인의 날 발상지 취지를 기려 농업인의 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2007년 농업인의 날 개최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2010년에는 삼토문화축제로 전환하며, 전국구 행사로 키웠다.

 문제는 원주시 농업인의 날 행사에 정부는 아주 가끔 국비를, 그것도 소액을 지원했다는 점이다. 원주 지역구 국회의원의 압력(?)에 못 이겨 마사회 기금 등을 우회 지원하는 식이었으나 그마저도 몇 번에 그쳤다. 전국 대다수 지자체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를 여는데, 원주시에만 국비를 지원할 순 없다는 게 정부 논리였다. 

 원주 출신의 원제용 도의원이 지난 2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농업인의 날 국가 기념행사를 유치할 것을 강원특별자치도에 촉구했다. 원주시 농업인의 날이 올해 60주년을 맞은 데다, 올해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이어서다. 원주에서 국가 기념행사가 열리면 원주 농업의 위상 제고는 물론 원주 농축산물을 전국에 널리 홍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사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삼토 페스티벌의 성공 개최도 중요하다. 국가 기념행사를 열 만한 역량을 갖췄는지 가늠자가 될 수 있어서다. 삼토 페스티벌이 전국 축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를 못 벗어나고 있다. 외지 방문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지 방문객을 유인할 핵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농특산물 판매 기획전도 확대해야 하며, 판매하는 농특산물 선별 기준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삼토 페스티벌의 성공 개최를 발판으로 국가 기념행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역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