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시간을 정해 인터넷·스마트폰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겐 달콤한 휴식이자 재충전의 시간이지만 학교를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청소년 탈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빠질 수 있는 것은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다. 학기중에는 학교나 학원 등의 일정으로 자연스럽게 사용 시간을 제한했으나 방학 후 여가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은 부모와의 마찰이라는 2차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원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상담을 의뢰한 A 군은 하루 평균 4~5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스로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도움을 청하고자 센터 문을 두드렸다. 중학교 1학년인 A 군은 방과 후 집에서 잠들때까지 하루종일 스마트폰으로 게임과 유튜브 등을 시청한다. 부모님은 맞벌인데다 학원도 다니지 않아 혼자 있는 시간을 오롯이 스마트폰과 함께한다. 

학기 초에는 밤새도록 스마트폰을 하느라 늦잠을 자고 무단 결석을 하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자 부모님과의 갈등도 깊어졌다. A 군 스스로도 본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름방학을 앞두고 혼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의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해 상담을 요청했다.

A 군은 스마트폰을 하는 대신 학원을 다니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의 경우 자녀와 부모가 생각하는 적정 사용 시간이 달라 결국 가족 간 갈등으로도 이어진다"며 "무작정 통제하기보단 서로 의논해서 적절한 시간을 찾고 이를 조금씩 줄어가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도박으로 빠지는 청소년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센터에 상담을 의뢰한 B 군은 재미 삼아 시작했던 도박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되면서 도움을 요청한 경우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 권유로 시작한 도박은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끊지 못하고 이어오다 부모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게 됐다. 잘못된 행위인 걸 깨달았지만 도박 행위를 쉽게 끊지 못해 센터를 찾았다. 

지난해 한국도박문제예방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의 98%가 남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통해 비교적 접근성이 쉬워 도박이라 인지하지도 못하고 시작했다가 중독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도박은 처음 시작할 때 무조건 딸 수 있는 성공경험을 줘 중독될 수밖에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이렇게 도박에 첫발을 들이고 나중에 돈을 점점 잃게 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절도, 갈취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도박으로 진 빚은 가족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변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을 조언했다. B 군 또한 상담을 통해 아르바이트 등 스스로 변제하는 방법을 찾아 잘못에 책임을 질 예정이다.

학기 중의 학업이나 친구 관계로부터 받은 심리적 어려움으로 방학 중 센터를 찾는 청소년도 늘고 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방학으로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잠시 문제를 회피했다가 이후에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학기 말 발생한 학교폭력이 그렇다. 

학기 말 일어나는 학교폭력은 곧 시작하는 방학과 맞물려 처리 사안이 미흡해지기도 하는데 이때 피해 학생들 역시 학교에서 잠시 멀어지면서 괜찮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제때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지 못해 방학 기간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학교를 다니며 겪었던 문제나 스트레스에 대해 돌아보며 방학 동안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방학동안 갑자기 늘어난 여유 시간에 다양한 비행 활동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학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스스로 부정적이고 고립된 사고에 빠지는 것을 피하고 동아리 등 단체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