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복지 현장 실습을 나서는 아침, 공동현관을 나선 순간 악취가 심하게 느껴졌다. 같은 건물에 거주 중인 다른 사람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터져서 집 앞에 퍼져있었다. 20살 때부터 자취하면서 자주 보는 상황들이다. 박스가 다 터져서 안에 있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고 음식물쓰레기가 터지는 일은 많지는 않지만, 가끔 있는 일이다.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지하고 있고 실생활에서 체감이 되고는 있으나 기후 위기를 막거나 속도를 늦추려는 시도는 자취생 입장에서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가장 간단한 분리수거 같은 경우도 자취생들은 하기 어렵다. 아파트 같은 경우는 베란다가 있거나 따로 분리수거장이 있어 출근할 때, 마트에 갈 때 손쉽게 분리수거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원룸에는 분리수거장이 따로 있지 않고 요일별로 배출하는 물품들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요일에 배출하지 못하는 재활용 쓰레기들은 집안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투명 플라스틱, 종이, 캔, 공병 등 너무나 많은 재활용 쓰레기 분류기준이 있고 이것들을 분리해서 집안에 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투명 비닐에 담아 배출해야 하지만 쓰레기 한두 개를 큰 투명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기는 너무나도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정말 간단한 분리수거 자체도 하기 힘든 상황인데 기후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니까 20대들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활동들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모순된 상황이다. 단순하게 바라보면 기후 위기 속 취약계층들을 보호하기 위해 20대 자취생들의 피해는 너무나도 밀리고 있는 건 아닐까? 정작 이 기후 위기를 견디고 환경 보호의 과제도 떠맡은 실정인 20대는 이제 막 경제활동을 준비하고 나갈 준비를 하기도 버거운데 말이다.

 기후 위기를 통해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취약계층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고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지원체계가 있으나 그 취약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인 20대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고 실제로 N창에 '자취생 분리배출'을 검색해 본 결과 분리배출 꿀팁 정도만 나올 뿐 자취생이 현재 문제로 겪고 있는 분리배출에 관한 문제의식은 드러나 있지 않았다.

 기후 위기 속에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분리수거를 위해서라도 원주시에서 20대 자취생 혹은 원룸촌에 거주 중인 1인 가구들을 위해 조그마한 분리수거장이나 분리수거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